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자들 이야기 재밌밤 시리즈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조미량 옮김, 계영희 감수 / 더숲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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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처럼 수학적 문제해결이 좋아 이를 위해 인생을 바친 사람들의 이야기로 기대했는데, 그보다 훨씬 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책의 맨처음에 나온, 고등학생 시절 공부했던 log를 만든 네이피어의 이야기가 특히 그러합니다. 네이피어는 대항해 시대에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구하는데 사용되는 천문학에 관련된 계산을 쉽게 하여 항해에 고통받는 선원들을 위해, 평생에 걸쳐 로그표를 만들었습니다. 그의 나이 44세에 이 일을 시작하였는데, 그 당시(400년 전)의 44세면 인생의 만년일 시기로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이 일에 뛰어 들었습니다. 특히 그가 뛰어난 것은 지수나 함수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시기에 log를 생각해 내고 혼자서 20년이라는 세월동안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보통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천재였기에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헨리 브리그스란 천문학 강사가 그의 글을 읽고 런던에서 에든버러까지 배를 타고 만나 이야기하고 보다 실용적인 log표를 만드는 것을 제안하게 됩니다. 그 후 1년후 둘은 다시 만나 밑을 10으로 하는 상용로그를 만들기로 하였지만, 네이피어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의 뜻을 이어받아 브리그스가 63세까지 일하여 log표를 완성합니다. 저자가 상당히 강조하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천재와 그를 이해한 세상 사람들 중 단 한사람. 정말 드라마틱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또한 항해 중 계산의 고통에서 선원들을 구하기 위해 홀로 방대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계산을 수행한 네이피어의 인생에 진실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그 이후는 수학자라기 보다 과학자라고 생각되는 뉴우튼과 아인슈타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네이피어가 선원들을 계산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면, 이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는 실용보다는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기쁨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일본인 학자들 이야기가 제법 나오는데, 일본이 중국이나 한국과는 다른 면이 많이 있는 국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학이이나 과학 분야에 옛날부터 상당한 기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일본의 물리학을 견인한 니시다 요시오의 공적이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디랙, 하이젠베르크, 보어 등이 그와의 인연으로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방일하여 강연하였다는 사실을 보면 매우 놀랍습니다. 사이클로트론도 다 제작하였지만 ,연구를 수행하기 바로 직전 세계2차세계대전에 패전하여 수행할 수 없었던 사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페르마 마지막 정리와 관련된 증명을 수행한 다니야마 유타카의 이야기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 마지막의 라마누잔의 이야기는 상당히 황당합니다. 정말 기상천외의 두뇌라는 말밖에 생각나는 말이 없습니다. 정말 천재가 존재하기는 하는가 봅니다. 그가 몸이 쇠약해졌을 ?? 그를 찾아간 하디가 그에게 타고온 택시 번호판이 1729라는 재미없는 수라고 하자, 라마누잔은 곧바로 그 숫자는 재미있는 숫자라고 대답하면서, 192는 세 제곱수 두 개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하였다는데, 정말 놀랍기만 할 뿐입니다. (분명히 1729=12^3+1^3 또는 10^3+9^3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저자의 머리말의 글 처럼, 수학은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과 함께 동고동락해 온 장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처럼 수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제 자신이 하는 일을 하는 태도와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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