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도에게 보내는 편지

젊은 과학도에게 보내는 편지 -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과학자 <개미>,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이 안내하는 과학자의 삶, 과학의 길!
에드워드 O. 윌슨 지음, 김명남 옮김, 최재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4년 12월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막 마친 젊은 과학도를 위하는 책이지만, 과학 분야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한 분야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긴 대가의 충고와 교훈은 언제 접해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 어린시절 곤충에 관련된 연구를 시작하고 당대의 학자와 교류하는 모습을 보면, 이미 그 나이에 학자로서의 열정과 자질, 태도를 모두 갖춘 분이라 생각되고 책 맨처음에 나오는 '열정이 먼전, 훈련은 그 다음'이라는 말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과학은 자기자신이 재미를 느껴야만 꾸준히 하여 진정한 학문적 성취를 이룰 수 있지, 다른 목적을 위해서하는 일이되면 장애물을 만났을 경우 약해지기 쉬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류의 글을 읽으면 과연 나 자신은 내 전공이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가하는 질문을 가져보는데, 인문학 이나 소설 등을 읽는 것을 현재 일보다 선호하는 마음이 있어 찔리는 마음입니다.

그 이후로 과학을 하는 사람에게 저자가 충고하고 싶어하는 원칙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굉장히 일반론적인 이야기라서 저에게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고, 이보다는 그 다음의 '과학과 철학의 통섭 부분'이 정말 크게 와닿았습니다. 저자는 과학의 탄탄한 힘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 내에서 여러분야들이 이어져 있고, 다른 지식체계인 철학,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적고 있으며, 인류의 기원과 의미를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종교적 신념보다 낫다고 평가합니다. 종교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큰 반감을 일으키는 내용이기는 하나, 저는 이러한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는 하니 저자의 주장을 뒷받히는 구체적 근거없이 저자 자신의 생각만으로 서술되어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철학적인 사고를 논하는 책이 아니기는 하지만, 과학 특히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에게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 이후로는 과학을 하는 자세를 이야기하는데,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는 하는데, 그 중 인상적인 글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과학자는 먼저 시인처럼 일한 이후에야 회계사처럼 일한다>라는 말인데, 연구를 하는 방법이나 자세에 대한 표현을 이렇게 멋지게 할 수 있구나하는 감탄이 들고, 저는 시인처럼 일하는 부분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고 제가 쓰는 시가 너무 유치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좀 더 어린 나이에 이런 책을 접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이와 관계없이 앞으로는저자의 충고를 되새기는 좀 더 좋은 연구원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