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세기
캐런 톰슨 워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혜성이나 운석 충돌, 또는 급작스러운 전쟁이나 우주인의 침입 등이 아닌 서서히 다가오는 재해를 다룬 점입니다. 지구온난화나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겪고있는 현재의 지구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지구종말 시나리오라 생각되어 관심깊게 읽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는 슬로잉 현상을 통해 지구 종말을 이야기했지만 제가 앞에서 언급한 다른 시나리오를 대입하여 생각하여도 될 것 같습니다.


급작스럽게 종말이 오는 것은 아니기에 재해 그 자체보다 그 재해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따라 서로의 갈등이 생겨나고, 서로의 신뢰가 깨지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특히 재해를 대비하기 위해 피난처를 준비하다 아무도 모르는 곳습에서 죽음을 맞게 된 주인공의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상당한 공허감이랄까 상실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도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사랑이 꽃피워나는데 갑작스럽게 불타오르는 사랑이 아닌, 서로 주저하고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끌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영화화될 것이라고 하는데, 청춘의 사랑이 주제가 아니라 서서히 다가오는 지구종말에 대한 공포를 진지하게 다룬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슬로잉현상과 그에 따른 사람들이 지쳐가는 모습을 어떤 식으로 다룰 지 매우 궁금합니다. 제 생각인데 슬로잉현상이 아니라 보다 현실적인 지구 온난화에 의한 종말을 다루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보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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