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는 참 외롭다
김서령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이후로는 좋은 수필을 읽을 기회가 거의 없었던 같습니다. 그런 이유인지 수필에 대해 별 다른 기호도 없고, 제 자신도 어느 정도되는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이렇게 글솜씨가 탁월하신 분의 '제대로 된' 수필을 보니 존경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상당한 분량의 책으로 수필만 담겨있는 데, 그 소재는 개인적인 감상이나 단상, 나이드신 어머니에 관련된 가족간의 모습, 그리고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문인의 모습 등으로 다양하다. 글쓰신 분의 나이가 저보다 5~6살 정도 차이로 그리 크지는 않아 공감되는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책의 앞부분은 자신의 주변을 보는 관찰과 이에 연관된 단상에 관련된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작자의 글솜씨나 생각의 틀에 감탄하였고,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책 제목에서도 사용되었지만, 참외라는 이름에 대해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작가의 생각의 흐름에 감탄하게 되었다. 아마도 농촌 출신이라 자연에 대한 애정이나 관찰력이 탁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된다. 또한 사과라는 글을 보면, 사과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맛갈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감탄과 함께 글을 읽는 사람으로하여금 사과 한모금 베어 먹고 싶은 충동을 들게하는 멋진 글이었습니다.


책의 중반부로 가면 글의 내용은 인생을 좀 더 관조적으로 보는 시선과 저자의 나이(인생 경험?)이 느껴집니다. 삶 주변의 세세한 것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고, 나이드시고 현재는 돌아기신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이제는 딸로 향한 가족 간의 애정이 보인다. 개인적인 느낌은 지금 점차사라지고 있는 물건이나 공장, 식당 등에 대한 순수한 애정에 비해 가족에 대한 글은 조금 읽기 거북한 느낌이 들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자의 아픔이랄까 후회가 100% 솔직하게 드러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의 홍세화님의 출판 기념회 등, 국가와 민족에 대한 문인으로서의 책임감이 느껴지는 글이 상당수 있었는데, 역시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든 부분입니다.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기보다는 이 작가가 이런 면도 있었네하는 정도의 인상을 받는 정도라고 할까?


저자의 출신이나 직업, 성이 모두 나하고는 다르지만 같은 나라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오면서 결국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인생을 느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중년에서 느끼는 인생에 대한 감정 등에 대해 많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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