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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노예 남편 아내
우일연 지음, 강동혁 옮김 / 드롬 / 2025년 11월
평점 :
‘주인, 노예, 남편, 아내’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미국 남북전쟁 직전 미국 북부와 남부, 그리고 영국의 흑인에 대한 정책 및 문화의 차이를 알려주는 논픽션 소설로, 특이하게도 우리나라 사람인 우일현 작가의 작품이다. 사실을 기반으로한 소설이긴 하지만 빈약한 문헌자료나 기사 등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고 작가 자신의 상상력을 채워 놓기보다는 사실 우주의 글로 구성하여 무척 긴박하고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건들을 매우 담담한 분위기로 서술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에 대해 거리가 있는 시선으로 묘사하여 이야기의 생동감이 떨어져 이야기를 읽는 재미는 다소 떨어질 수도 있고, 두 주인공 엘렌과 윌리엄 마음 속 생각도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야기는 남부에서 백인 남성과 그를 보좌하는 노예의 여행으로 위장한 탈주, 그리고 북부에서의 활동과 영국으로 이동 후 또 다른 활동으로 구성되는데 가장 흥미있는 부분은 역시 남부에서 여러 교통기관은 바꿔가며 이동하며 탈주하는 내용이다. 그들의 정체가 밝혀질 뻔한 위기의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탈주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이들의 정체를 착각한 일부 사람들 덕분에 위기를 잘 극복하고 조금은 유머스럽게 진행되기도 한다.
북부에서의 노예해방을 위한 강연 활동을 하는 동시에 남부에서 그들을 잡으러 온 체포조를 피하는 부분은 노예 해방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도 않지만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도 않은 북부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잘 피해갈 수 있었지만 결국은 더 안전한 영국으로 이동하여 활동하게 된다.
이 들이 활동하며 상당히 많은 그 시대의 유명인사들을 만나 그들의 모습을 이야기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이다.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엘렌과 윌리엄이 헤어지고 엘렌의 자유스러운 활동을 위한 윌리엄 등 남성 흑인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부분 등은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 이유는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는다. 또한 엘렌의 죽음이나 이들의 노년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엘렌이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 함께 자유롭게 살게 된 내용은 충분히 감동스러운 점이다.
미국의 노예해방은 남북전쟁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흑인 사회에서도 자유를 위해 이 이야기처럼 자주적으로 노력한 사실이 있다는 것은 무척 인상적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