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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고 - 세계사를 훔친 오류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글루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슈테판 슈바이크는 현 시대의 작가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꾸준히 책이 출간되고 있는 작가인데, 유럽에서 사회적 변동이 큰 시대를 살아간 인물들의 이야기나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등을 출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무척 개성이 강하면서도 특별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조제프 푸세의 전기를 무척 인상으로 읽고 이 작가를 주목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본받을 점이 많은 훌륭한 인물이 아닌, 파렴치하고 이기적인 반사회적 인물레 주목하고 그의 일대기를 쓴 점이 무척 인상적이고 시사하는 바도 크다고 생각했다.)
‘아메리고’는 그의 마지막 자품이자 유작인데, 기존에 접한 그의 작품에 비해 내용은 많지 않은 편이다. 서양인 중에서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도착한 사람은 콜롬버스이지만 정작 그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 대륙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이유에 대해 추적한 내용인데, 자료가 많지 않고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인물의 행적이나 개인적인 삶도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아 내용도 많지는 않다. 그런 연유로 이야기의 결론도 갑자기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 있지만, 그 곳이 새로운 대륙이라는 주장을 그가 한 것처럼 되면서 대륙명이 그의 이름을 따게 되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콜롬버스의 이름을 따지 않은 것은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어떻게 생가했을지 모르지만, 그가 등장한 이후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의 삶은 엄청나게 파괴되었으니 거의 원수나 다름없는 그의 이름을 대륙에 붙이는 것은 그들도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정체가 불분명한 사람의 이름을 붙임으로서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츠바이크의 책을 좋아하여 기대하고 읽었지만 유작이자 마지막 작품이라 그런지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미처 채우지 못하고 마무리된 듯한 느낌이 있다. 아마 저자가 건강했다면 서양인들의 등장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원주민들의 사연이 추가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츠바이크의 책은 앞으로도 계속 읽을 생각이며, 칼뱅시대를 조명한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를 읽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