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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의 세계 - 인류의 식탁, 문화, 건강을 지배해온 차가움의 변천사
니콜라 트윌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세종연구원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학생시절 열역학, 열전달을 배워 전공과 관련 내용이 많이 담긴 책으로 기대하고 읽었는데, 냉장, 냉동 기술보다는 식품 저장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 책이었다. 식품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공기와 접하면서 호흡하고 생리적 변화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저온으로 저장하는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의 식생활 문화, 식품 산업의 변화 등을 주로 다룬 책이다.
단순히 온도를 낮춰 장기간 보관한 것만이 아니라, 냉장보관에 유리한 품종을 선택하거나 (바나나), 보관하는 방법이 개발된 것도 인상적이다(오랜지 쥬스). 사과 등의 과일에서 에틸렌이 나오면서 주위 식품이나 생물에 영향을 주는 것도 이 책을 접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보관할 때 사과 주위에 놓지 말아야 할 식품군이 있다).
이러한 식품 사업은 소위 콜드체인이라 불리는, 식품을 냉동 저장하는 물류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월마트와 홀푸드의 명암이 갈리는 이야기, 르완다가 가난한 나라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콜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는 계획 등도 흥미로왔다. 이러한 콜드체인의 중요성은 코로나 시국에서 화이자 백신의 경우 냉동보관이 필요하다는 뉴스 등으로 잘 알려졌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후반에 소개된, 코팅을 이용한 식품 저장 방법이 무척 참신하다고 생각하였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외부 공기와 접하면서 음식물이 변하나는 것을 막기 위해 코팅기술을 이용하여 차단한다는 아이디어를 통해 개발된 기술이다. 식품저장을 위해 온도를 낮추는 일은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인데, 이러한 에너지 소모없이 음식물을 보관할 수 있다면 무척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기후 위기가 심해지면서 식량에 대한 안보 문제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데, 식량 보관을 위한 에너지를 줄이면 에너지 문제와 식량 문제라는 두가지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무척 좋은 기술이라고 생각되고, 앞으로 이 기술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