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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구병모 작가가 21세게 최고의 책으로 추천한 '아인슈타인의 꿈'은 시간을 소재한 철학적인 단편을 모아 놓은 작품집이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우주가 필요하다' 등의 교양과학 책을 집필하기도 한 저자 앨런 라이트먼은물리학과 인문학 두 분야의 교수를 역임한 특이한 이력과 능력의 소유자이다.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SF소설) 중 컨택트 (원제 Arrival)에서 4차원적 사고를 하는 외계인들과 대화를 시도하면서 그들의 언어체계를 익혀 자신도 시간을 초월한 4차원적 사고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무척 인상적이면서 인생에 대한 많은 성찰을 하게 하였는데, 이 책 '아인슈타인의 꿈'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보석 같은 작품이 30여편 담겨 있는, 그야말로 경이로운 책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1905년 5월3일'이다. 이 작품에서는 인과관계가 없는 세상을 상상했는데,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은 순간순간에 충실해지고 매 순간이 행복해질 수 있게 되어 우리의 삶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우리가 사는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 작품을 읽으면서 작품 속 문장을 그대로 다시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 번 작품은 꼭 한 번 적어 보고 싶어 다음 문장을 인용한다.
이 세계에서 예술가는 즐겁다. 이 들의 그림과 노래, 소설에는 예기치 못한 것들이 다반사로 등장한다. 이들은 예측하지 못한 사건에서, 설명할 수도 없고 돌이켜 생각할 수도 없는 일에서 기쁨을 느끼게 된다. (중략) 죽어가는 삼촌을 가족이 위로하는 것은 유산 때문이 아니라 그 순간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원은 이력서 때문이 아니라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채용된다. 윗사람에게서 억압 받는 직원들은 모욕을 당할 때마다 앞일을 걱정하는 일 없이 맞서 싸운다. 순간의 세계다. 진실의 세계다. (중략) 입맞춤은 모두가 수난의 입맞춤이다.
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철학적 화두를 주는 다른 작품들도 있는데 기억이 사라져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세계, 미래를 엿볼 수 있어 미래와 연결되지 않는 일에는 관심을 전혀 두지 않는 세계 등,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정말 훌륭한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