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서설 -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서 진리를 찾기 위한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재훈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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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을 전공한 나에게 데카르트는 철학자 이전에 좌표계를 도입하여 과학과 수학을 접목시킨, 공학적 해석의 시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데카르트가 없었다면 공학 문제를 컴퓨터를 이용하여 해석하는 일은 현재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해석이 AI기술의 발전으로 향후에는 접근방법이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상에서 전공자들 사이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러한 사고를 하게된 그의 생각의 기초가 궁금하여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사실 방법 서설은 그가 탐구한 다른 과학적 사고 - 세계, 인간, 굴절광학, 기상학 등- 와 하나의 책을 구성하는 머리글에 해당하고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지동설 주장에 따른 그의 수난을 목격한 데카르트가 그의 주장 중 일부를 책의 내용에서 삭제하여 단독의 내용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원서의 맛을 살리기 위한 이유라고 생각되는데, 번역된 문장이 대부분 만연체로 구성된 것도 어려운 점 중 하나이다.

 

과학적인 내용은 심장을 중심으로 한 혈액순환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는데 생각보다 깊은 내용이 담겨져 있어 당대에도 해부학을 비롯한 의학, 생물학 연구가 활발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는 기대했던 좌표계 내용은 실리지 않았지만, 그의 가장 유명한 문장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가 등장하고 이러한 결론에 이르게 된 그의 사유의 단계를 보여준다.철저하게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존재들을 제거하고 분명한 것들만을 선택하여 사유하는 그의 사고방법은 논문을 쓰면서 비로소 배우게 되는 과학적 사고의 기본을 보여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처음 논문을 쓰면서 내 자신 내부의 (주관적)생각과 연구를 통해 얻어진 (객관적) 결론을 혼용하여 글을 쓰면서 평가자들의 질타를 받은 기억이 있는데, 이러한 사고방식이 데카르트를 시조로한 서구의 철학적 사고에서 기인했다고 생각된다.

 

책의 후반에 실린 옮긴이 해제가 내용 파악에 무척 도움이 되었는데, 이 부분을 먼저 읽고 본문을 보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아마도 해제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을 때 재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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