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클래식 리이매진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티나 베르닝 그림,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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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어린이를 위한 버전으로 읽고 몇 년전 뮤지컬을 통해 접한 바 있지만 원전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생각되는데, 기존에 알고 있는 것 (뮤지컬의 스토리)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지킬의 나이, 여자친구, 살인사건의 횟수 등이 모두 달랐는데, 현시대에 맞춰 원작보다 하이드의 범죄가 훨씬 강해졌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뮤지컬에서는 지킬박사가 자신의 정체성을 분리하는 약물을 개발하게 된 이유도 다른 사람을 치료하기 위함이고, 이를 반대했던 사람들에게 보복을 한 사연이 있었는데, 이번에 접한 원작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자유롭기 위한 개인의 욕망에서 기인한 것이라 느꼈다. 뮤지컬에 포한되어 대히트한 넘버 지금 이순간도 지킬 박사가 약물을 개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 생각되는데 반하여 원작에서는 자신의 흥미를 위한 치기 정도로 시작된 것이 큰 차이인 것 같다.

 

저자가 원작을 쓴 이유와는 별개로, 이 작품이 알콜이나 마약 중독에 대한 문학작품화라고 생각되었는데, 사회 시스템 속에서 억눌린 자신의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약물을 만들고, 행동하는 모습이 음주 후 주사를 하거나 마약을 하는 모습과 무척 닮아 있다고 생각되었기 떄문이다. (이에 반하여 뮤지컬에서 표현된 지킬은 자신을 과학과 발명의 시험도구로 과감하게 사용하다가 희생되어 버린 어찌보면 불쌍한 면이 강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뮤지컬 등에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총격을 당하여 죽임을 당하지만, 원작에서는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소멸하게 되는 것이 더욱 강한 울림을 주었고, 약물 등에 중독되는 것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릴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에 출간된 책에 포함된 티나 베르닝의 삽화들은 원작의 괴이한 분위기를 잘 살려주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작품들이 많아 작품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기쁨이 되었다. 살인이나 괴물같은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지킬박사의 마음 속 갈등이나 주위 친구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잘 표현한 훌륭한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그 의미와 해석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차이가 큰 작품이라 이번 기회에 원작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살펴본 것은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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