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초록 천막 2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11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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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어떤 선배왈, 프랑스 혁명도 100여년에 걸쳐 진해되고 그 와중에 나폴레옹 같은 황제나 왕권 복귀가 나오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통해 진행되고, 우리나라도 아마 비슷한 시간을 필요로 하여, 미래에서 현재를 본다면 아직 419가 진행중인 시대라고 할 겅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논리보면 2023년 지금도 아직 419는 진행중이다.

 

소련이란 나라는 사라지고 주변국가들이 독립한 이 시점에서 러시아가 과거 권위주의의 복귀를 꿈꾸는 현 시점,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지만 (볼세비키 혁명 이후로는 국민적 움직임은 없어서) 보다 자유롭게 행복한 삶을 꿈꾸는 러시아인들의 여정은 계속 진행중이라 할 수 있다. 류드밀라 울리츠 카야의 커다란 초록천막은 아직 그 목표에 다다르지 못한 러시아인들의 여정을 다룬 소설이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이야기의 배열이 시공간 속에 흐트러져 이야기를 읽기 시작할 때 다소 진입장벽이 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앞선 이야기의 퍼즐이 맞춰지는 등 흥미를 끄는 구석이 무척 많은 이야기이다. 일리야, 미하, 사냐라는 세 친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주위사람들의 면면도 무척 흥미를 끈다. 스탈린 사후 꿈꿨던 좀 더 자유로운 삶이 좌절되어가면서 그들을 위로해준 것은 문학과 음악 등의 예술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무척 많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여 그 시점마다 작품을 찾아 감상하면서 등장인물이 느꼈을 감정을 한꼐 나누면서 긴 호흡으로 책을 읽으면 등장인물들의 일생을 통한 희망과 좌절을 함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도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역시 비슷한 좌절과 고통을 겪은 바 있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위의 세 친구들은 각가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 분야에 재능이 있었지만 잘 키우지고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좌절하는 삶을 살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포기하거나 나라를 떠나는 등의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스탈린 사후 큰 기대를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정치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던 시대를 다루었기에 각 개인의 삶은 그리 희망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 간간히 예술과 함께하고 매 순간 주위사람들과 정을 느끼고 장난끼를 버리지 못한 모습을 모면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비교적 긴 세월을 다루고 있어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할 수 있는 생각할 거리와 재미를 함꼐 주는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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