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사람
김숨 지음 / 모요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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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최근에 읽은 제주 43사건을 소설화한 제주도우다와 관련이 있다. 제주도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벗어난 한반도 본토에서의 해방이후 삶에 대해 알고 싶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정치적 내용은 거의 없고 식민지와 그 이전 조선시대부터의 수탈로 인해 너무나도 가난해진 민초들의 삶이 그려지고 있을 뿐이다.

너무 비참하고 어둡게 묘사되어 해방이후가 아니라 핵전쟁이후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SF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징용으로 끌려갂다가 가족이 원자탄으로 희생된 사람이 이야기가 있으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나의 스토리가 만들어져 흘러간다기 보다는 각 개인의 비참한 삶이 묘사되고 과거와 현재의 고통을 돌이켜보면서 고통 속에 사는, 또는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지만 그래도 살아야 하는 민초들의 모습을 그렸다. 책을 읽다 물현 듯 느낀 점은 등장인물들이 살아있는 것 같지않다는 느낌이었다. 즉, 고통 속에 살다가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까지 지상을 떠 도는 유령들이 자신의 한을 서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생각이 든 이후로는 악몽 속에 나오는 귀신들을 울부짖음같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다.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배경에 대한 묘사가 적어서 다른 시대에 사는 민초들의 삶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우리나라의 백성들은 5천년 내내 풍족한 삶을 누린 적은 거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꼐 들었다. 다시 말하면 해방 이후 민초들 뿐만 아니라 5천년동안 고통 속에서 살아왔던 조상들의 울부짖음이 함께 하는 소설이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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