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그림 읽기 - 고요히 치열했던
이가은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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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만 해도 미술분야에서 특별한 전시 계획이 없었지만. 5월에 들어서면서 어느 해보다도 풍성한 전시가 개최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 중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이나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작품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공교롭게도 올해 국내에서 개최된 전시회와 내용이 겹쳐 방문했던 전시회의 여운을 더 진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사적인 그림읽기라는 제목처럼 그림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운을 얻고 주변사람들과의 따뜻한 정의 의미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비 오는 날의 무기력함을 벗어나는 르노와르의 우산이나 여성의 사회참여가 쉽지 않았던 시절 마차의 조종간을 잡은 여성의 모습을 담은 상제리제의 원형교차로가 인상에 많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은 당대의 아이돌이라고 해도 무방할 리스트의 연주하는 모습을 그 시대 셀럽들이 지켜보는 피아노치는 리스트였다. 역사상 유명인들의 행적에 대한 글, 그림을 좋아해서 올해 전시 중인 라울 귀피의 전기요정도 좋아하는데, 피아노치는 리스트는 전기요정의 예술 버전이라고 할만큼 유명인이 등장하는 것이 재미있다.

 

저자가 가장 좋아한 작품은 아마도 젠틸레스키의 자화상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적장의 목을 베는 유디트의 그림에서도 자신의 얼굴을 유디트로 그리면서 자신의 능욕한 남성에 대한 단죄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미술사조나 이론과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이 가는 데로 미술을 감상하는 모습이 미술에 대한 문턱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책을 읽는 내내 나 자신도 힐링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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