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동물 - 바다로부터 뭍까지, 동물에게서 배우는 마음의 진화와 생명의 의미
피터 고프리스미스 지음, 박종현 옮김 / 이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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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후생동물(metazoa)이지만 원 제목의 부제 animal life and the birth of mind가 책 내용을 잘 말해주는 것 같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다는 말을 화두로, 의식 또는 정신 활동이 존재의 정체성을 증명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면 단지 생물 내부 물질 현상 중 발생하는 현상인지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까지 생물학계에서 분명한 결론을 내지 않았지만, 최근 인공지능 분야의 눈부신 발전으로 지능 또는 의식이란 것이 물질 활동의 일환으로 보는 견해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비교적 간단한 형태의 생물부터 군집 생활을 통해 지능적인 활동을 하는 생물 등을 고찰하면서 생명 활동을 위한 비교적 단순한 화학반응 등의 일환으로 우리가 의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생명 활동을 고찰한다.


생각보다 책이 어려워서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지 의심스러울 때가 여러 번 있었는데, 마음의 발생이라는 최종 목적지와 각각의 장에서 고찰하는 생명 현상과의 연결 고리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면 존 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내가 느낀 바로는, 우리가 볼 때 비교적 단순한 화학반응이나 전기 또는 물질 전달 현상일지라도 상당한 지능의 역할이 느껴질 정도의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각각의 세포의 기능을 연결하거나 동물들의 군집 생활 등을 통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 인체도 우리 의식이 지배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다양한 미생물들의 역할로 소화 활동이 이루어지거나, 세포 DNA와 다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으로 생명 활동이 이루어진다. 즉, 우리 생명 활동도 다른 생물들과의 협업으로 유지되고 있고, 우리 의식은 이 기능들을 다 통제하기보다는 그 활동의 부산물일 뿐인 것처럼 느껴진다.


의식 또는 자신에 대한 존재감의 근본은 기억이라고 생각되며, 이러한 기억은 생존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저장하는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 책의 마지막에 이와 관련하여 꿈의 기능에 대하여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꿈의 자신이 가진 기억 중 쓸모없는 것을 버리는 역할을 한다는 견해도 있고, 통합하고 정리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기도 하는 듯하다. 이러한 통합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한 의식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무척 흥미로운 주제이나, 생물학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 같고, 인공지능 분야나 심리학 분야와 함께 연구해야 할 분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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