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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
칼리 월리스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2월
평점 :
절판
칼리 윌리스의 구원의 날은 유명 SF영화작품의 장점을 모아 현생인류의 위기상황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주공간 속에서 사람의 몸 속에 침입하여 숨어 있다가 숙주의 정신을 조정하고 재난을 일으키고 주위 사람들을 공포로 몰는 이야기는 고전적인 SG소설이나 영화에 무척이나 많이 소개되어 있다. 예를 들면, 에일리언이나 신체강탈자의 침입 등이 있고, 이 작품에 나오는 기생생물은 인류가 만든 로봇과 유사한 형태라 스파이더-맨에 나온 닥터 옥터버스 등이 연상되기도 한다.
상당히 익숙한 플롯인데 이를 과거와 현재, 피해자의 가족과 가해자의 가족의 갈등을 조합하고 환경 등의 이유를 우주를 떠도는 사람들과 우주 전체를 지배하지만 민주적이라기 보다는 권의주의적인 지배체계가 만나는 등 이야기의 흐름이 무척 복잡하게 꼬여있다. 또한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노력한다고 믿었던 리더가 단지 자신의 영광과 욕심만을 추구하는 것은 현 시대를 잘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투쟁하는 대상이나 자신이 속해있는 그룹 모두 진실 밝혀지는 순간 자신의 적에 불과하고 오히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원수에 가까운 존재끼리 서로의 오해를 풀고 서로 도와 문제를 해고 서로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점차 절벽의 끝으로만 치닿고 있는 듯한 절대절명의 위기 속에서 내부와 외부의 존재들 간에 서로 갈등하는 모습과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 모습은 현재 인류가 살아가는 모습을 바로 투영한 것 처럼 보인다. 어쩌면 인류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도 이 이야기처럼 희생과 서로의 이해일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우주여행 이외에는 특별한 과학적 설정을 넣지않아 현재에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 이야기의 힘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