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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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작가 위화의 신작소설이다. 전작 형제를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책도 기대했는데 이번 책도 역시 일필휘지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이야기의 흐름이 흥미진진하여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가지 면에서 전에 읽은 형제를 연상시키는데, 유사한 면이 많아 비교하면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야기 속 등장인물의 사연은 별개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 속 중국 민중의 삶과 고통을 알려주는 것이 위화의 소설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형제에서는 문화혁명 속에서 홍위병으로 대표되는 공포적인 상황이 묘사된 것이 소설 속에서 가장 압권이었다면, 이번 작품 속에서는 토비들의 양민들에 대한 착취에 이에 항거하는 민중들의 삶이 나오고 있다. 정권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국민군과 공산군 간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토비들에게 살육되고 착취되는 민중들의 삶은 외면되고 있었고, 기존의 관군들 역시 부패하여 토비들의 무장을 뒤에서 돕기까지 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벋어나는 방법은 민중들이 스스로 자신들을 지키는 방법 밖에 없었던 암울한 시대였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기존 사회체제의 틀에 얽매여 자신의 사랑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린샹푸와 샤오메이의 이야기는 그들의 삶 속에서 서로가 함께 지낸 시간은 몇 개월에 불과하지만 평생 가슴속에 담고 살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끝이 나지 않는 방황을 하게 되거나 상대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가책으로 평생을 죄인으로 사는 모습을 보면 무척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형제의 이광무와 비교해 본다면 그는 시대의 변화의 흐름을 타고 기존 사회풍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모습이 오히려 독자들의 응원을 받게 되는 것에 비해, 기존 사회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이번 작품 린샹푸의 모습은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와는 별개로,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이 무척이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이렇게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하면서 스쳐나간 듯한 사랑을 평생 잊지 못하여 고향을 떠나 방황하거나 죄인처럼 숨어 사는 사는 것이 무척 안타까운 느낌이 드는데, 어쩐지 우리들 삶이 이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 읽은 작품 못지않게 재미있는 이야기였고, 위하가 쓰는 현대중국을 비롯한 다른 시대배경의 이야기도 기대해 본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가제본 서적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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