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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 ㅣ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평점 :
유명한 폰지 사기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는 책 소개긓을 보고 읽게 된 책이라 경제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야기는 기대와는 달리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자본의 힘에 굴복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소설 중 데니스 루헤인의 우리가 추락한 이유라는 작품이 있는데, 스릴러로서는 평이하다는 평이 많은 것 같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에 공감해서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분위기가 어쩐지 그 작품이 연상된다고 느꼈는데, 이야기 속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빈센트의 모습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것을 발견하였기 떄문이다.
주인공인 빈센트말고도 이 작품에 나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모습에서 불안감이 느껴진다. 어느 순간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추락하여 몰락한 삶을 살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나, 또는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 순간 속에서 자신이 꾸민 일이 발각나서 모든 것을 잃게 될 지 걱정을 항상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사람들. 이 작품 속 폰지 사기의 희생양으로 충격에 인한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하거나 자살한 사람들 역시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사깅 말려드는 사람들 역시 불안한 사람들이었다. 즉, 이 이야기는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서 각 개인들의 개성이나 꿈은 짓밟혀지고 자본주의라는 풍랑 속에서 이리저리 휩쓸리는 이 시대 인간 군상들의 초상을 그렸다고 생각된다. (어쩐지 홍콩 반환이나 유럽 통합 이전으 불안한 정서를 반영한 90년대 홍콩영화나 유럽영화 정서가 느껴지는 느낌이다)
저자의 전작을 보니 관심을 가졌지만 아직 접하지 못한 스테이션 일레븐이나 고요의 바다의 원작자인 것 같다. 이 작품이 아주 만족스러워 전작도 접하고 싶고, 앞으로 나올 신작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