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가장 긴 실만을 써서 무늬를 짠다
타스님 제흐라 후사인 지음, 이한음 옮김 / EBS BOOKS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물리학의 주요한 순간을 소설의 형식으로 재조명하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물리학의 주요한 발견을 한 과학자가 주인공이 아니고 그 발견의 의미를 이해할 수준의 당대의 과학자의 입장에서 그 의미를 설명하고 되새기는 책이다. 시대를 바꿔가면서 뉴턴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 초끈이론의 발견을 설명하느로 작중 화자가 바뀌어야 하고, 이를 위해 가상의 두 인물이 소설화하는 과정을 논의하는 외부 장치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없는 구성이고 독자들을 혼란하게 만드는 구성이라고 느껴진다)


그리고 뉴턴 시재의 작중 화자는 나쁘지 않은데, 후반부로 갈수록 작중 화자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글도 소설인지 논설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시점이나 서술이 다소 애매해진다. 초끈 이론의 화자는 자신에 대한 설명없이 초끈 이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여, 작가 자신의 글이 끼어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은 어느 정도 많이 접하여서 이해하기도 쉬워지만, 초끈이론이나 양자역학의 내용은 상당히 어려웠다.


소설 형식을 이용하여 양자역학이나 초끈이론을 설명하기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예시를 찾는 등의 다른 시도를 했으면 어떠했을까 생각한다. 책 중간에 저자가 13세 정도의 나이일 때 부모님이 엘레강트 유니버스를 사줘서 그 책에 흠뻑빠지고 그 이후로 현대물리를 열심히 공부했다는 내뇽이 나와 무척 놀랐었다. (아마도 저자 자신의 이야기일 듯) 내 자신도 책은 아니지만 엘레강트 유니버스 다큐멘타리를 보고 초끈이론에 무척 흥미를 가지게 된 적이 있어 저자의 이야기에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다.


책 제목이 무척 인상적인데 리처드 파인만의 초끈이론의 의미를 설명하는 문장이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릴케의 말도 인용되었는데, 학문을 하는 좋은 자세를 알려주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질문 자체를 사랑하고 인내심을 가지면 훗날 알아 차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서서히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초끈 이론이 그 수학적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의미를 가지는 최조억인 결과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해 안타까운 면이 있는데 릴케의 말이 초끈이론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