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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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소재가 많이되고 있는 좀비물의 특징이 좀비의 습격에 따른 사람들의 공포와 대처보다는 사람들 내주의 갈등으로 스스로 무너져가는 내용이 많이 있는 것처럼 이 소설의 내용도 한순간에 벌어진 교통사고로 이난 가족의 상처와 고통보다는 교통사고 이후 벌어진 사람들의 갈등 속에서 벌어진 상처와 그 치유의 과정을 담은 내용이다.


책 날개에 소개된 내용이니 적어도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 책의 특징은 작중화자인 '나'가 이야기 속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후 세상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치유해가는 과정을 응원하는 위치에 선 것이 매우 특이하고 인상적이다. 1인칭 시점으로 쓰여진 책 중 작중화자가 죽는 이야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상당히 감정이입이 잘되고 이야기의 흡입력도 커지게 된 효과적인 방법으로 느껴진다. 이 야기와는 거리가 있지만 세상을 떠난 어른들이나 지인들도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기도 하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주위에 세상을 떠난 분이 있을 경우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돌아가신 분들도 기뻐할 것인거에 대한 성찰도 준다고 생각한다.


책 마지막의 작가의 글을 보면 이 책의 이야기에서 발생하는 가족간의 갈등의 원인이 되는 위기 순간 속의 개인의 이기적인 행동을 저자가 어린시절 경험한 것이 이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니 어린시절 큰 상처로 남아있었던 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순간에 발생한 교통사고로 시작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그 이후 추위 속에서의 가족들의 대처에서 발생한다. 이야기 후반에 나오기도 하지만 불을 피운다거나 이성적인 사고를 발휘한다면 이야기 속의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갑작스런 사고로 인하여 모두 합리적인 사고를 못하게 된 같은데, 그들이 가지고 간 짐들만 잘 활용해도 위기는 잘 대처했을 것이라 느껴진다. 추위속에서 불을 피울 생각도 하지 못하다가 동상으로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잃게 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이런 위기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었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야기 후반에 가족들이 다시 살아갈 용기를 찾게되는 이유를 사랑하는 대상을 발견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에서 발견하게 된 것이 무척 흐믓한 느낌이 든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무척 행복하게 그려져서 마지막에 무척 행복하게 책을 덮을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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