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강 - 이미지의 시대를 연 사진가 머이브리지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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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이후 두번째로 읽는 리베카 솔닛의 책이다. 멀고도 가까운을 익을 때도 느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어디로 진행될 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소재를 번갈아가며 글을 서술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치 특별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유유자적하여 여기저기 걷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이 책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기존 나왔던 책보다 먼저 출간된 리베카 솔닛의 초기작으로 예술비평서라고 되어 있지만, 오히려 예술가이자 발명가인 에드워드 제임스 머어브리지의 일생에 대한 평전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이 인물 자체가 다방면에 걸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의 삶과 작품 속에서 미국사회가 변해가는 역사적 장면과 의미를 전달해주고 있어 무척 흥미로운 독서경험이었다.


다양한 삶을 살았지만 머어브리지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사진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속 촬영을 통해 말이 달리는 모습이나 사람이 걷는 순간순간을 잠아내어 이 분야에 대해 새롭게 인류가 눈을 뜨게 해주었으며, (그래서 큰 의미로 로보틱스의 아버지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파노마마 사진을 통해 한 지역의 모습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전달하는 작업을 하였다. 위에서 언급하였지만 그의 작품이 인류를 시간과 공간 한계에 얽매이지 않은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어 무척이나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을 통해 영화의 발명도 이끌어내었지만, 인류의 사고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의 사진 작품생활과 연관하여 (다른 악덕 기업주와 비슷하긴 하였지만) 스탠퍼드의 삶도 흥미로왔다.


이 책에서 소개된 머어브리지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그의 예술과는 관련이 없는, 그의 아내의 정부를 처단하는 치정이야기였다. 계획된 살인이었지만 간통에 분노하는 배심원들 덕분에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자신의 혈육임에도 그의 의심으로 그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버림받은 그이 아들 이야기도 조금 안타까왔다. 그의 라이벌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처단한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무척 과단성있는 성격이라 어떻게보면 실수라고 할만한 일도 저지르게 된 것 같다.


리베카 솔닛의 초기작이지만 역시 만만한 책은 아니고, 여러번에 걸친 독서를 통해 철저히 음미해야할 책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올리버 색스가  쉽게 친해지기는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너무 친근해져서 끊을 수 없고 모든 작품을 접하고 싶은 작가였는데, 리베카 솔닛도 비슷한 경우인 것 같고 앞으로 계속 꾸준히 접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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