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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 -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
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이슬람 문명과 중세 유럽 기독교 문명과의 충돌과 교류, 상호 영향에 관한 글이다. 서구 위주의 역사 교육을 받아 이슬람 문명 자체를 잘 모르지만 몇년전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와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을 통해 십자군 전쟁과 관련된 일부를 알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유럽이 중세의 어둠 속에서 깨어나 르네상스를 통해 재도약하게 된 원천이 그리스 로마 문명이 이슬람 문명으로 넘어 갔다가 돌아오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 것이란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슬람교도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종교의 뿌리를 구약에서 출발하여 서로 정통성에 대한 논쟁이 좀 있었을 뿐 현재와 같은 큰 반목과 대비는 크지 않았던 것 같고, 어느 순간 십자군 전쟁이 발발하고, 침략하고 점령하는 사이까지 되었다. 이 책에서 나온 문구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십자군 전쟁이 유럽 입장에서는 국가간 군사세력을 연합한 매우 큰 활동이었지만 이슬람 입장에서는 변방에서 발생한 작은 충돌에 불과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유럽 내부에서도 끈임없이 국가 간 전쟁이 꾸준하게 이어졌지만, 이슬람 내부에서 꾸준하게 갈등이 있었고 그 갈등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종교를 자신들의 정신적 근본으로 생각한다는 세력이 왜 그토록 전쟁을 꾸준히 하고 지배오 점령을했는 지 이해하기 힘들다. 결국 이 시대의 역사는 그들의 종교사라고 볼 수도 있는데 정신적 성장이 아닌 세력간 전쟁으로 이어진 이들의 역사를 보면 종교를 너무 이기적으로 해석했던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르네상스가 이슬람에서 가지고 있는 그리스, 로마 문명을 다시 유럽에 되돌려주는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이야기하였는데, 이슬람 문명에서 과학기술이 많은 발전이 있었고 (역사적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역사학, 사회학 등에서도 매우 성과를 냈었던 것 같다. 이러한 문화가 유럽으로 넘어가서 르네상스, 산업혁명을 일으키게 되었는데, 이슬람 문명이 자신의 앞선 문명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유럽에서 새롭게 발전한 문화를 다시 받아들이지는 않아 뒤쳐지게 되었는데 아편전쟁 시기의 중국이나 우리나라 쇄국정책과 겹쳐보인다. 그 이후 이들은계속해서 유럽 강대국의 속박에서 살다가 석유를 통해 일부 몇 나라는 부를 일구었지만 상당수의 민중들은 아직도 전쟁 속에 고통받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들에 대한 지나친 자만은 절대 가져서는 안되고, 계속해서 외부의 장점은 받아들이는 포용성을 가져야 한다ㄴ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