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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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이해가 깊을 수록 허무감에 빠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삶에 애착을 가지고 알차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한 이해가 잘못되면 사이비 종교 등에 빠지면서 자신의 삶을 망칠 수 있고, 그 정도는 아니라도 종교에 대해 잘못된 사고를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바로 이해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가지는 수많은 욕심이나 충돌을 피할수 있고, 서로 돕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수 있으며, 각 개인들도 사소한 욕심 등에 마음을 빼앗기ㅈ않고 좀더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서울대학교 유성호 교수의 강연 (팟캐스트와 어쩌다 어른에서이 강연)을 무척 인상적으로 들었고, 이 책 저자와 유사한 직업을 다른 일본영화 굿바이 등도 접한 바 있는데, 이 강연이나 영화처럼 타인의 죽음을 통해 교훈을 얻고 자신의 삶을 충실히 만들어 가려고하는 정서가 동양에는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죽음을 다루면서도 무척 유머스러운 분위기로 내용을 전하고 있는 것이 무척 특이하다. 할로윈이나 헐리웃 영화 등에서 죽음을 웃음의 소재로 삼거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 색다른 재미를 찾는 서구  문화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접하는 죽음이나 이 책을 통해 보는 미국인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우리들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애써 그 사실을 외면하고 살아가기 위해 죽음을 치장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장례가 옛부터 내려온 죽음에 대한 인류의 믿음과 고인에 대한 추모, 유족들에 대한 위로 등이 합쳐져서 현재의 문화(풍습?)을 만들어냈는데, 저자를 비롯한 사람들의 노력이 합쳐지면 무의미한 장례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뀔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조의금을 주고받는 것에 치중하는 문화는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한다.


 저자의 경력을 보니 명문 시카고대학을 나왔고, 장의업을 하는 와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가정교사를 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삶을 살고있는 것 같다. 뛰어난 지성과 필력을 갖춘 저자가 장의업 분야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인류학에서 참여관찰을 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글솜씨가 무척 뛰어나고 죽음에 대한 남다른 경험, 사고 등을 바탕으로 좋은 책을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되는 작가이다. 저자 소개를 보면 이 책 이외에도 다른 책이 나올 것 같은데 다른 책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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