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길 평전 보리 인문학 1
한명기 지음 / 보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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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한명기 교수는 직접 강연을 들은 적도 있고 차이나는 클라스를 통해서도 접한 바 있어 친근한 느낌이 있다. 임진왜란에서 병자호란으로 이어지는 국제정세와 전쟁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활동하는 분으로 알고있다.

사드사태에 이은 미중 무역갈증 속에서 우리나라의 처지나 향후 택하여야할 입장의 선택을 위한 역사적 교훈으로 병자호란이나 광해군의 중립외교가 많이 언급되면서 이분의 연구결과나 강연이 무척 인기가 높아지는 것 같다.


영화로도 소개되었지만, 병자호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최명길이다. 국난에서 나라를 구한 중요한 인물이지만 유성룡이나 이순신장군에 비해 잘 알려지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승전하고 침략군을 격퇴한 임진왜란의 경우보다 패전 속에서 나라를 관리한 최명길의 노력이 더 중요하고 연구가 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안타운 면이 많았는데,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인 한명기 교수의 평전이 출간되어 무척 기대를 하고 읽게 되었다.


한명기 교수가 상당히 유머스러운 분이고 강연도 재미있지만 최명길 평전은 무척 담담하게 쓰여져 있다. 국난 속에서 홀로 나라를 무너지지 않게 노력한 인물이라 그의 이야기 속에 들어갈 여지도 없지만, 무척이나 외롭고 쓸쓰하면서도 고달픈 한 평생을 한 인물이라는 느낌이 무척 강하다.


영화 남한산성 등으로 척사와 화의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해야했는가에 대한 논쟁이나 두 방식이 서로 방향은 다르지만 각기 나라를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이야기 많이 오갔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척사파의 생각은 국제 역학관계나 당시 조선의 현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몽상적인 사고일 뿐이며, 정확하게 현실을 파악한 사람은 최명길 한 사람뿐이었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더욱 굳건해 졌다.


이 책을 통해 접한 국제정세 및 나라의 현실에 무지하면서 대의명분에 대해 고집하는 척사파의 모습은 2020년 오늘을 살아가면서도 볼 수 있다. 게다가 그 대의명부이라는 것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대의가 아니라 사대주의와 개개인의 이기심의 발로라는 점까지 바뀌지 않은 것을 보면 놀랍기까지 하다. 이 척사파들이 오히려 유학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국가와 백성을 위한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는데, 오늘날 잘못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무지하여 그릇된 판단을 한다기 보다는 빈약한 자신의 지식만을 믿고 꾸준히 변화하는 세계에 대해 눈을 뜨지 못하고 시야가 좁은 전문가나 지식인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울나라는 역사로 부터 교훈을 아직까지 얻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또한 그 시대의 지식인들이 스스로 대안이나 방향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최명길의 생각이나 국정운영 등에 비판만을 한 위치에 섰다는 점도 오늘날 전혀 바뀌지 않은 점이다. 그 시대의 최명길만큼 현재 국정 운영도 무척 힘들고 외로울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것은 황손무라는 명나라 사람이다. 결국은 명나라의 이익을 위해 조선이 자주적인 외교를 하고 좁은 시각에서 나온 명나라의 전술에 휘둘리지 말 것을 충고하였는데, 자기 나라만의 이익만이 아닌 국제정세 속 각 나라의 상황을 꿰뚫어 본 날카로운 생각이라고 느껴진다. 물론 최명길의 생각이 이와 동일하였다는 점도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국제정세는 병자호란 이후 조선보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당시 명나라는 이미 국운을 다하고 청나라가 강성하여 대의명분이 아닌 실리만 생각하였다면 판단은 쉬웠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세는 판단하기 무척 어려워 보다 많은 정보와 연구, 냉철한 판단이 모두 필요할 것이며, 최명길이 먼저 걸었던 그의 생각과 외교는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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