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부 수립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대한민국의 정치사를 요약한 책이다. 정치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지 않고, 현재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정치에 대한 비교적 관심이 적은 사람의 입장에서도 많이 접한 내용들이었다. 기성세대들보다는 이제 투표권을 갖게된 청년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지난 한국정치가 지나 온 발걸음을 소개하는 책으로 적합한 것 같다. 정치를 다루는 중에서도 특히 정당 간의 투쟁, 정당의 변천에만 중점을 두고 그 사이의 주요한 정치적 사건을 다루지 않아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예를 들면, 유신이 무너지는 순간에서 YH사건이나 그 이전의 전태일의 분신 등이 거의 제목만 다뤄지고 있어 어느 정도 사전지식이 있어야만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책의 완결성이 떨어지는 점은 조금은 아쉬운 점이다. 

다른 것보다 한국정치에서 정당의 변천을 중심으로 다뤘다는 사실의 의미는 우리나라 주요 정당이 수없이 이름은 바꿔오면서도 그 정체성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승만의 독재에 항거하면서 결집된 한민당의 후예이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경우 5.18이후 집권한 군사정부 민주정의당의 후예인데, 군사정권이 끝난 지 무척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추종세력이 정당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은 무척아이러니한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한국정당사에서 열린우리당이 가지는 의의일 것이다. 보수정당 속에서 어느 정도 진보적인 정책을 다루기 시작하였다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성공한 것은 거의 없는 듯하다. 두번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 하나회 숙청이다. 삼당합당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하나회 숙청으로 대한민국에서 군의 정치개입을 완정히 종식시켰다는 점과 그의 정치 과정이 이를 이룰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높이 산다. 개인적으로 정치는 과정보다 결과이고, 이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스트 정치가가 우리나라에는 아직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 책에서 다룬 보수정당과 수구세력의 싸움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새로운 장으로 한국정치가 넘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