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타자들 - 우리는 어떻게 타자를 혐오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가
이졸데 카림 지음, 이승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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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어려운 책이었다. 트럼프를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보수와 진보를 망라하여 포퓰리즘 정치가가 득세하는 이유를 알고 싶고 이 책이 답을 줄 것 같아 책을 읽기 시작하였는데, 이에 대한 해답은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었지만,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긴 무척 어려운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현대 세계가 지향하고 있는 다원화의 의미와이에 대한 거부감 또는 두려움으로부터 나타나는 포퓰리즘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다원화의 의미를 정의하면서 이에 대한 반대되는 개념으로 동질화를 설명하는데, 근대국가가 성립하면서 발생하는 민족, 국가, 국민에 대한 개념이 그 예이다. 학생시절 국가, 국민, 민족에 대한 개념을 배울 때는 무척 당연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였고,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다원화 사회로 나아가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국가, 국민, 민족이라는 개념이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러한 개념의 충돌은 각 개인들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 다원화 사회가 되어 가면서 개인을 구성하는 여러 개념이 바뀌게 되어 자신의 정체성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며 살아야 세상의 흐름을 따르고 미래에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도 약간 언급이 되었지만, 내 개인적으로도 위에서 언급한 다원화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세에 대한 완전히 반대되는 삶의 자세는 불변의 절대적인 체계를 숭배하는 종교가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다원화되는 세상의 흐름을 따르기 힘겨워 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에 대한 방어기제로 종교가 이용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는 날로 과격해지는 IS 등 이슬람을 예로 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날로 보수화되는 기독교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유사하게, 다원화를 두려워 하는 계층의 사람들에게 이를 막아주는 정책을 이야기하는 포퓰리즘 정치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여진다.

 

다원화가 결국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진보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이에 대한 거부의 일환으로 발생하는 포퓰리즘이나 위에서 언급한 종교적 노력은 사회의 퇴보를 일으키다가 결국은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당장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 어느 정도의 고통은 감수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의 정체성에 관련해 지금의 변화는 다음을 의미한다. 동질 사회의 환겨이 천천히 해체되면, 우리 모두는 더 이상 온전한 정세성을 갖지 못한다. 우리는 이제 온전하고 당연하며 분명한 정체성을 갖지 못한다. 온전하고 당연하며 분명한 소속도 없다. 더 이상의 허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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