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언급되고 내용도 무척 지적이면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언급이 많아 무척 기대한 책이었는데 읽으면서 무척 어렵다고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 첫번째로 든 느낌은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하고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이야기의 소재가 계속 바뀌어 따라가기 무척 어려웠다. 리베카 솔닛의 경우는 한 가지 소재가 그래도 어느 정도 분장은 계속되다가 바뀌는데 반하여, 이 책의 경우는 무척 빠른 속도로 바뀐다는 것이다. 저자처럼 유럽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따라갈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멀리 떨어진 아시아에 사는 입장에서 유럽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들을 다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고, 이 작가의 책을 제대로 읽는 한국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근에 즐겨 듣던 팟 캐스트에서 콩고의 역사를 다루면서 벨기에가 콩고를 식민지로 삼고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무를 생산하면서 일정량을 생산하지 못하는 원주민의 손을 마구 자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언급되어 이 부분은 그래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시대의 벨기에의 왕이었던 레오폴드 2세나 벨기에의 부흥의 근본이 콩고를 수탈한 결과라는 것을 알고 있어 레오폴드 2세나 벨기에의 부에 대한 저자의 냉소적인 시선과 언급도 이해할 수 있었는데, 나 자신이 이 책에 언급된 대부분의 사건을 몰라,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 지식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고, 이 책 (번역판)을 출간한 출판사에서 관련된 주를추가해서 독자들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물론 아우슈비츠나 중국의 서태후에 관련된 이야기 등은 이해할 수 있었는데, 다른 부분도 사전 지식을 보완하여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추가로 이 책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하나 더 들자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계속해서 소재를 바꿔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단 구분이 되지 않고 계속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문단이 몇 페이지에 걸쳐 있는 경우도 많았다. 원작은 어떨 지 몰라도 한글로 번역할 때는 가능하면 단문과 간략한 문단 구조로 번역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