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수업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
문광훈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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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미학개론>을 읽으면서 예술과 사람의 감정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이 책에서 첫 번째로 소개된 예술 작품 프리드리히의 <바닷가의 수도사>를 통해 저자는 낭만주의를 설명한다. 저자에 의하면 이것은 심신이 트이는 것, 다른 말로 무한성의 체험이다. 내가 사는 공간이 내게 속하면서도 나를 넘어서 먼 곳까지 이른다는 광할함의 감각을 낭만주의, 바로 예술의 근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문장을 읽고 무릎이 치며 뭔가 깨달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 자신의 내부에 속하여 있지만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길 거부하고 나 자신을 넘어서 먼 곳까지, 다른 사람까지, 무한한 공간으로 확대되는 경험을 하거나 그 경험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는 것이 바로 예술이자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을 이루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자면 독립된 존재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외로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무한에 투영하는 것이 사람의 살아가는 과정이자 예술을 추구하고 감상하는 근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엄청난 소득을 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어 무척 기뻤다.

 

이 책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에 대한 저자의 감상을 담고 있는데, 미술 작품에 대한 감상이 주를 이루고 있고, 책에 실린 그림을 함께 보면서 저자의 그림감상을 읽을 수 있어 독자입장에서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그림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그림은 프리드리히의 <바닷가의 수도사>이다. 낭만주의에 대한 저자의 글을 읽지 않았다면 이 그림에 대한 인상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자의 생각을 알게 된 후 그림을 보게 된다면 예술, 인생, 감정에 대한 통찰이 담긴 정말 훌륭한 그림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그림 이외에도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자신의 생각과 삶을 그림 속에 담아내고 그 감정을 세상과 연결시킨 작품들이라 모두 소중하게 느껴졌고, 특히 내가 좋아하던 카라바조의 그림들이나 마라의 죽음에 대한 저자의 성찰을 배울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책 후반부에 실린 백석의 시에 대한 저자의 감상도 인상적이다. 백석의 시 <북방에서>를 통해 시인의 자신의 삶을 자신 주변의 가족이나 이웃으로 연결시킨 후 보다 근원적인 옛 하늘과 땅으로 연결시킨다. 바로 저자가 말한 낭만주의를 표현한 것이다. 식민시절 시인이 느꼈던 외로움과 고통을 낭만주의를 통해 우리의 하늘과 땅으로 연결시키면서 극복했다는 생각을 하니 앞으로는 모든 예술작품을 이런 사고를 통해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면서 앞으로의 예술감상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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