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기체 - 곤충 사회의 힘과 아름다움, 정교한 질서에 대하여 사이언스 클래식 32
베르트 횔도블러.에드워드 윌슨 지음, 임항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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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젊은 과학도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 에드워드 윌슨의 글을 한번 접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할 자세와 충고를 담은 책이었고 그의 연구 분야를 소개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책 간간히 그의 개미에 대한 연구가 소개되어 이에 대해 무척 회심을 품게 되었다. 또한 국내에서 많은 과학 저작을 출간하고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는 최재천 교수의 은사라는 점도 그의 연구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


초유기체라는 제목으로 부터 개미로 대표되는 곤충사회의 사회성 이상의 내용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물론 지구상에서 가장 사회적 존재인 인류이외에서 다른 동물은 어떤 방식으로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내용인 것은 분명하다.

지구 상에서 생명이 탄생한 후 많은 진화가 이루어졌는데, 단세포생물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복잡한 형태를 이루게 되었는 지에 대한 생물학적으로 명쾌한 설명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몸의 세포 내부에도 다른 기원을 가진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하기도 하고, 다른 생명체가 우리 몸 속에서 함께 존재하면서 하나의 생태계 또는 시스템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인지한 다음부터는 개미같은 사회적 동물의 사회가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가진 다른 생명 개체로 발전해 가는 한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책 <초유기체>는 이와 관련된 내 호기심을 상당히 충족시켜 줄 수 있었다.


상당히 어렵고 전문적인 책이면서 분량도 상당하였는데, 5장 노동분담 부분이 내 생각으로는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미사회의 각 구성원들이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데, 각자의 역할은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가에 대한 해담을 이 부분에서 제시해 주고 있다. 즉, 생리학적인 방법인 호르몬 분비 등을 통해서 후손을 생산하다거나 채집꾼을 역할을 하는 것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 몸의 각 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역할을 분담할 때 사용하는 방법과 동일하여 개미나 꿀벌 등의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생명체가 이루는 사회와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생명체와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였다. 


인류의 경우 여성이 남성과 달리 폐경이 되는 것이 후손을 양육하는데 더 유리하여 이런 식으로 진화되어왔다는 설명을 하는데, 꿀벌이나 개미의 역할분담에서도 비슷한 논리로 설명하는 것 같다. 다만 인류의 경우는 진화심리학으로 설명되는 소프트웨어적인 내용도 있는 반면에 개미나 꿀벌은 호르몬 등의 생리적 수단을 거의 전적으로 사용한다는 것 등의 차이 점이 있는 것 같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담겨있는 책이었는데, 책 내용의 대부분은 관찰을 통한 연구결과였다. 결코 쉽지 않은 일고 가능하지도 않을 수 있지만 소개된 관찰 결과에 대한 설명이나 과학자들의 사유가 담긴 책도 출간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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