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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대통령의 위트 - 조지 워싱턴에서 조지 W. 부시까지: 1789~2000, 미국 대통령들의 재기 넘치는 명코멘트와 일화
밥 돌 지음, 김병찬 옮김 / 아테네 / 2018년 9월
평점 :
이 책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학창시절 모았던 리더스 다이제스트 하단에 실렸던 유머들이었다. 어떤 유머나 개그보다 세련되고 멋진 유머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무척 컸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걸리는 점은 이 책의 저자가 밥 돌이라는 점이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군 중 하나로 나름 저명한 인사지만 내가 기대하는 세련된 유머하고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게다가, 자신을 이 책의 저자라고 나타내는 것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엮음 또는 모음 정도가 맞을 것 같은데, 사실 이것도 그가 했으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일상에서 벌어진 유머가 아닌 정치판에서의 유머이므로 대부분이 상대방에 대한 풍자나 공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솔직하게 평해서 드립력(?)으로만 따진다면 최근 우리나라 정치에서 나오는 풍자가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대통령들 중 아무래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통령의 유머가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저자도 1순위에 올려 놓았듯이, 링컨대통령의 유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특히 라이벌 스티븐 더글러스와의 설전 속에 나온 두링컨의 두 얼굴은 상대방의 공격에 대한 날카로운 응소이면서 자신의 용모에 대한 자학적 유머가 포함되어 공격을 받는 사람이 어찌할 수 없게 되는 대단한 유머였다. 또한 후원자가 없는 사면을 요청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자신이 그의 친구가 되겠다는 일화나 노예제도를 옹호하는 종교는 진정한 종교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미국의 대통령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인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예들이었다.
두번째로 순위에 오른 대통령은 레이건이었는데, 내가 기대한 리더스 다이제스트식 유머에 근접하는 일화가 가장 많은 사람이었다. 공산주의를 무너트린 인물이라 이와 연관된 유머가 많았는데, 지금 다시 보기에는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토마스 제퍼슨과 관련된 한 일화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주는 것같아 소개하고 싶다. 그 시대에도 가짜 뉴스가 성생하였는 지 그는 신문에서 가장 진실한 부분은 광고라는 말도 한 적이 있었고 아무것도 읽지 않는 사람이 신문 빼고는 아무 것도 안 읽는 사람보다는 교양있다는 말도 하였는데, 자신들이나 광고주의 이익을 초월한 공곡의 이익을 위해 애쓰는 언론이 구현되기 어려운 것은 그 떄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