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휴가 - 천천히 머물며 그려낸 여행의 순간들
배현선 지음 / 앨리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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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휴가>는 해외에 여행을 가서 느낀 소감을 그림과 함께 담은 책이다. 하지만, 저자의 여행 형식이 관광이 아니라 작품 활동이나 휴식을 위한 체류 형식이라 유명한 관광지나 맛집 등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고 국내에서 생활하는 것과 큰 차이 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책이란 느낌이 무척 강하였다.

 

하지만, 치앙마이 편은 다른 부분과 다르게 관광을 연상시키는 내용이 많이 있었고, 저자도 가장 여행을 즐긴 듯한 느낌이 강하여 책을 읽으며 나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태국의 날씨나 그 곳 사람들의 표정이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어서 저자도 이국적인 느낌을 받은 것 같고, 집에서 멀리 떠난 느낌을 많이 받아서 다른 곳에 비해 일상을 많이 잊어버리고 잘 쉴 수 있었던 것 같다. 음식의 맛도 우리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입맛에 안 맞는 경우는 고생이 심할 수도 있는데, 저자의 경우는 그 곳의 향신료 등이 입맛에 잘 맞았던 것 같아 그 곳 음식을 매우 즐겼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동남아 음식 중 똠양꿍 같이 향신료의 맛이 강하지 않고 쌀국수같아 무난하다면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이국적인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치아마이에 대한 뜨거운 사랑에 감명 받아서일까?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재즈음악에 대한 글도 매우 흥겨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고, 음악이 연주되는 그 곳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튜브에서 에디 히긴스 트리오의 Autumn leaves를 찾아서 음악을 들으면서 저자의 글을 읽어서 저자가 받은 느낌을 온전히 받으려고 나름 노력하였다. 저자가 이처럼 태국을 사랑하니, 처음에는 징그럽게 느꼈던 도마뱀 (찡쪽)도 정겹게 느껴지고 복잡하게 보이는 태국어 글자도 친숙하게 느껴지고, 아침 도시락을 배달하러 온 아이의 얼굴도 천사처럼 느껴졌으리라 생각하는데, 요즈음처럼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는 더욱 태국 같은 순수함이 남아있는 나라가 천국처럼 느껴졌으리라 생각한다.

 

치앙마이와 관련된 글이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져서 리뷰도 치앙마이에 대한 글을 중심으로 썼지만, 여행이 주는 느낌에 대한 내용은 도쿄의 마지막 글인 <도쿄의 향>이 가장 인상적이다. 나 역시 외국에 가서 가장 먼저 외국에 대한 느낌은 후각을 통해서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저자 역시 일본의 나리타 공항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고, 귀국하여 캐리어를 펼쳤을 때 다시 그 느낌을 받아 일본에서의 기억이 머리를 스쳤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느 장소가 아름다웠다거나, 어느 음식이 맛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만 맡을 수 있는 향기를 찾기 위해 그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오감 중 후각이 가장 예민하다고 하니 외국에 대한 느낌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길은 후각을 통해서가 맞을 것 같다. 나는 언제쯤이나 저자처럼 이국적인 향을 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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