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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반호 ㅣ 현대지성 클래식 12
월터 스콧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평점 :
어린 시절 아이반호를 읽은 후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 다시 읽게 되었다. 그 동안 아이반호는 아니지만 이 작품에 나오는 로빈 훗에 대한 영화는 몇 편 접한 적이 있고 십자군 전쟁에 대한 책도 본 적이 있어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아는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결과를 다 아는 상태에서 읽었기 떄문이겠지만) 모험소설이지만 긴장감이나 흥미진진한 점이 적다는 것이다. 당연히 주인공이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과, 장면 하나하나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나 문장이 긴박감이나 빠른 전개가 아닌 수다스러운 글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모습을 보면 독자들도 이미 잘 일고있는 이야기를 독자(또는 청중)앞에서 이야기꾼이 맛갈나게 이야기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 아이반호에 대해서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함께 등장하는 로빈 훗이나 리처드왕은 그 뒤 이야기가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즐겁게 볼 수만은 없는 인물들이다. 로빈 훗의 생애는 (내 기억으로는) 그리 비극적이지는 않고 다만 그가 세상을 떠날 때 활을 쏘아서 자신의 무덤자리를 정하는 에피소드가 있을 뿐인데 어린 시절 그 부분이 무척 슬프게 다가왔던 것 같고, 그런 이유로 로빈 훗은 내게는 비극의 아이콘이다. 로빈 훗이나 리처드왕이 무척 인상적인 캐릭터라서 아이반호가 주인공이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은 것 같다. 특히 실력으로 적을 무찌른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하늘이 도와 승리하였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책 장면장면마다 성경이 인용된다는 점과, 영국 내에서 색슨족과 노르만족간의 갈등이 남아있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 새대에 대해 좀 더 잘안다면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관련된 역사서를 읽은 후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