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고전을 읽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책을 집었다. 책을 읽다보니 사춘기 정도의 학창시절에 이 책을 읽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세계관이나 가치관에 무척 공감하였고, 종교를 가지지 않았을 때였지만 종교의 의미는 이 책의 세계관과 같은 방향에서 해석하면 될 것이라 생각하였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나 혼자가 아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비슷했었다고 기억한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후 이 책을 읽으니 무척이나 놀랍다. 세상을 살면서 죽음이란 것을 외면하면서 살 수 없는 나이가 되어서 일까, 이 책의 세계관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어른)이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세계관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를 살아가는 개인은 우주의 일부로 존재하고 살아가고 있고, 죽음 이 후에는 나를 낳았던 그 우주 속으로 살아진다. 하지만 그것은 소멸이라기보다는 변화의 과정으로서 만물의 근원인 우주의 이성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이런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개인의 탐욕은 의미없을 것이고, 그의 삶의 목적 또는 의의는 우주의 섭리를 따른 것이 될 것이다. 또한 신의 존재는 우주의 원리, 우주의 섭리가 될 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생각이 너무 유물론적이고, 사람의 삶이 너무 허무해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내 생각에는 현대 종교의 가르침도 이 책의 가르침과 거리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본 현대 종교의 신은 자신의 인격의 거울로서,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는 수단이 될 뿐이었고, 영생 역시 신의 가르침, 섭리를 따르는 삶이 아닌 자신의 육신이 영원히 사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내 생각에는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그 내부 속에 이기심과 탐욕이 가득차서 종교적 가르침마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고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명상록은 현대를 사는 나이먹은 어른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1년에 2번씩은 아닐지라도 때떄로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욕심을 버리고 우주의 섭리를 따르고 공동체를 위하는 삶을 사는 가치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