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 - 되찾은 시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창석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1998년 2월
평점 :
절판



드디어 종착. 4년정도 걸린 듯싶다.


11권이 내 곁에 있었던 시간은 3개월, 실제 독서일은 7-8일 정도 였다. 11권은 난해한 프루스트의 문체에 많이 길들여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정신이 성장했기 때문인지, 의외로 쉽게 읽혔던 것 같다. 햇병아리 같았던 나의 정신이 이 책과 함께 엄청난 성장을 했음을 부인 할수 없다. 예술, 음악, 미학, 심리학 등등... 아~~ 너무나 감개무량하다.


11권은 시간, 늙음, 죽음, 참된예술에 관한 이야기 였던것 같다. 
  
참된예술이란 것은 어쩌면 진실을 찾는것과 같고 그 진실은 숨겨져 있고 그것을 알아내고 찾아내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의 내부로 들어가 시간을 초월한 갖가지 실재를 밝혀내는 것으로, 곧 물질적 인상에 의해 모르는 결에 자기 속에서 솟는 감각을, 어둑한 곳으로 으로부터 나오게 하여, 그것을 어떤 정신적 등가물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 예술작품이 주인공의 책일 경우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은 주인공의 독자가 아니라 그들 자신의 독자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얼마전에 거리를 지나다가 어떤 냄새를 맡고서 과거에 내가 이런 향을 맡은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확히 무엇을 하면서 맡았던 냄새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무척 달콤하고 행복했었고 그 시간을 붙잡아 보고 싶었지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경험이 있다. 그때 이 푸르스트의 마들렌 맛이라는 문장이 떠올랐었고 내가 지금 느낀 것이 프르스트가 내내 이야기해 온것의 일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전율했었다. 

 
늙은 모습에서 잃어버리고만 세월을 보고, 거기서 지나간 시간의 관념을 발견하자마자, 이것이 자극이 되어 창작을 시작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와 동시에 아직도 그럴만한 시간이 자신에게 남아있는가? 하면서 죽음 관념까지 이어져, 결국 세월의 길이를 가진 인간, 자꾸만 커지다가 마침내는 자기 자신을 짓누르고 마는 세월의 짐을 , 어디를 가나 끌고 가야하는 인간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이세월의 짐을 진 인간을 묘사하고 들여다 보며 글을 써서 삶의 진실을 구체적으로 내놓고 싶다는 말인듯 싶다. ( 현재의 나의 수준으로 이해할수 있는 정도이다. 좀더 높은 이해력이 생긴다면 리뷰는 수정되겠지...)

10권에서 나는 알베르틴이나 오데트가 만일 주인공이 찬양하는 수준의 높은 정신의 소유자 였다면 진정한 사랑이 가능했을지 하는 의문이 있었다. 정확한 답은 아니었지만 11 권에서 알베르틴이 주인공의 지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인공에게 비탄을 주어 영감을 더욱 기름지게 했고, 만일 취미에 맞는 여자였다면 주인공을 쉽게 만족시켜주며 선뜻 떠나가거나 해서 자신의 생활의 모든 시간에 자리잡지 않았을 것이므로 위험하지도 않고 창작욕을 일으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한 구절이 있다. 결국 푸르스트는 자신의 예술(진실)을 완성하는데 꼭 필요한 방법의 하나로서 극심한 고통을 주는 사랑이라는 하위종목을 두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진정한 사랑이라는 개념자체가 상위 목표를 파악하지 못한 지엽적인 의문이었던 듯 싶다.  

 

 

cf) 한번 뱉은 말은 꼭 지켜야 된다는 강박증이 있다. 처음 이책을 시작할때 꼭 완독하리라고 말했었다. 11권을 읽은지는 올초였는데 자꾸자꾸 그 처음 나와의 약속이 생각나 써놓았던 리뷰를 옮겨놓는다. 아무래도 11권에 대한 리뷰가 없는것이 무척 찜찜했기에 2012년 까지( 13년 부터는 제대로 블로그 관리를 할수 있다면....) 절대로 발길을 끊기로 다짐한 이곳에 매우 찝찝한 마음으로 리뷰를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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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별 2019-11-19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년만에 이 책을 검색해보니 품절이다. 이제는 내게 그리 중요한책은 아니지만, 품절이란 글귀는 이 책은 이제 영원히 안녕 처럼 느껴진다. 역자인 김창석님도 영원히 안녕일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찾아보니 역시나 그렇다. 번역책의 세대교체 현장에 서있는 느낌이다. 몇십년 후에 최민순님처럼 다시 불려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꼬리별 2020-01-1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서문화사의 판본은 김창석님의 번역을 기본으로 문장만 조금 부드럽게 다듬은 느낌이다. 동서문화사판에 김창석님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는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다. 출판시기도 다소 의심스럽고....늙은 지식인의 마지막 욕망같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