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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 삼국지 - 전11권 세트
나관중 지음, 리동혁 옮김, 예슝 그림, 저우원예 기타 / 금토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이 삼국지를 포함해서 3세트를 가지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서점에 가니까 가장먼저 눈에 띄어 작은 용돈을 쪼개 한권한권 사모았던 이문열의 삼국지.. 어린시절 만화에서 본 삼국지에 대한 기억 그리고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삼국지는 꼭읽어 봐야 한다는 통념때문에 정말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1권 부터 어쩐지 맥이 툭툭 끊기면서 내가 생각했던 재미있는 이야기 삼국지가 아니었다. 우화같기도 하고 어려운말만 나오고... 나의 지식이 하찮아서 그렇겠지 , 점점 재미있어지겠지 하는 실낱같은 기대로 한권한권 오기로 읽어냈었지만 마지막권을 읽은후 나에게 남은것은 내 지력이 미천해서 아직은 잘 못느꼈지만 나중에는 삼국지의 오묘한 내용을 알수있겠지 하는 위안과 어쨋든 나는 삼국지를 한번은 읽었으니 됐다는 후련함 같은것 밖에는 없었고 그뒤 삼국지 뿐만아니라 중국의 기서라고 하는것들도 결코 쳐다보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올해 초에 우연히 김구용의 삼국지를 만나게 되었다. 너무나 충격이었다. 이전의 삼국지와는 완전히 다른 전개였고 이 전에 내가 흥미를 못가졌던게 결코 나의 지력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한편으로 나는 삼국지책에 대한 검색을 다시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만난것이 금토의 삼국지 세트이다. 서문을 읽는 순간 이책이 얼마나 심혈을 들여 만들어 졌는지 느낄수 있었다. 결국 나는 김구용의 삼국지에서 금토의 삼국지로 이사했고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을수 있었다.
중국교포가 번역한 이 금토의 삼국지는 깔끔하고 전달이 명확하며 원전에 충실하다. 같은내용을 김구용의 삼국지가 3장에 걸쳐 번역해 놓았다면 이것은 2장정도인데 전달하는 내용은 이책이 훨씬알차고 쉽게 이해가 되면서 멋진 삽화 때문에 책장이 술술 잘넘어간다. 진짜 내가 생각해 왔던 이야기 책이라는 느낌이다. 그에반에 김구용의 삼국지는 원문을 완벽히 전달하려는 학자같은 느낌이라서 읽기가 약간 지루하다.( 물론 이문열의 삼국지와는 비교할수 없을정도로 세심한 번역이지만...)
김구용의 삼국지도 작가의 노력을 정말 인정해 줄만하다. 하지만 독자는 오직 1질만을 선택할수 있기때문에 비운의 책인듯 싶다. 마치 김치맛을 내는데 요리에 아주능한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부와 경쟁한다해도 노력으로 넘을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듯이... 이책을 한국판으로 내준 저자에게 감사하고 이책을 만날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 김구용의 삼국지에도 감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