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왕국의 게릴라들 - 삼성은 무엇으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가
프레시안 엮음, 손문상 그림 / 프레시안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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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삼성의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운 (소수의)사람들"이 '삼성은 무엇으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가'를 말하는 이 책을 읽고 났더니 뭐랄까, 세상이 달리 보인달까.
엠넷 방송중에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라는 프로가 있다.

일반인 여자 출연자가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말하면 이 쇼의 호스트인 여자연예인 세 명이 그녀의 이상형을 찾아 이른바 '핫 플레이스'라는 곳을 찾아 지들이 장바구니에 담아온(실제로 방송 중 남자 화면 아래로 온라인 쇼핑 처럼 찜하기, 삭제하기, 장바구니 이런 아이콘이 뜬다. 만약 대상이 여자였다면 KT올레 광고마냥 항의 받앗겟지만 말이다.) 남자들을 소개시켜 주는거다. 포맷은 이러한데 컨셉은 이 시대의 힙한 남자들이 자주 나타나는 곳을 여러분들에게 소개시켜주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란다. 케이블 리얼리티 프로그램 중 따지고들면 막장 아닌것이 없으므로 볼 사람은 보고, 안 볼 사람은 그만인 프로에 대한 소개는 이만하고.

얼마 전 그녀의 이상형중 하나로 꼽힌 이 중에 '삼성맨'이 있었는데

그 동안 치과소유한 의사, 성형외과 소유한 의사, 클럽을 몇 개 가진 CEO, 서울대 박사과정인 사람, 모델, 그냥 집에 돈 많은 사람 등등 보고 듣기에도 내 수준으론 아찔한 녀석들이 나와줬는데 '삼성맨'이라, 그 수많은 기업들 중 유독 '삼성맨'이 어느새 이 시대 여성들이 모두가 선망하는 이가 되었던가.. 그를 밀착하던 카메라가 찍은 시계는 밤 10시가 다되어가고 역시 밤늦게까지 일하다니 멋지군요. 라는 그녀들의 코멘트. 잘 놀지도 못하고 외모도 그 동안 나온 녀석들에 비하면 시골 아저씨 같던 그 분은 결국 주인공에게 간택됐고 막장이라 욕하면서도 하릴없이 그 방송을 보던 나는 '기집애 참 눈도 낮네'하고 말았는데 <삼성왕국의 게릴라들>이 책을 읽고 났더니 갑자기 그 프로가 생각나면서 먼가 유치한 로비를 상상하고 말았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었던건 MBC의 이상호 기자가 밝힌 삼성의 언론관리법과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이 밝힌 삼성의 노조관리법이었는데 특히 -직원들로 하여금 스스로 소위 '삼성맨'이라는 자부심을 불러일으켜 노조 설립에 대한 욕구를 잠재운다는 것이다. '이태백(이십대의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삼성에서 일한다'는 것이 주는 주변 사람들의 존경의 시선은 '삼성맨'의 애사심을 배가시킨다- 라는 글귀가 떠오르면서 이 프로가 과연 진정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일까, 시청자들에게 위와 같은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그들의 로비가 있엇던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삼성의 홍보프로가 아니었을까. 적어도 그 날 방송만큼은 말이지. 라는 생각을 했다.

머랄까..그냥 보이는대로 보고, 들리는대로 듣고만 있기엔 세상은 넘 추접스럽다.

 

사실 그 엄청나다는 삼성의 연봉이나 복지같은걸 생각하면 최고의 대우를 해주어 "노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영"를 하겠다는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 아래 -이는 삼성그룹에서 일하는 사무직에 해당되는 말로, 생산직은 이와는 다른 종류의 통제 시스템 아래 놓여 있다-라고 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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