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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비밀
톰 녹스 지음, 서대경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누구나 이런 의문은 마음속 한편에 두고 살아갈 것이다. 정말 에덴동산이 있었을까, 아담과 이브가 우리의 근원이었을까, 라는 의문을 안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확한 정답은 없으니 답답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런 우리에게 <창세기 비밀>의 작가는 논리적으로 그러나 소설적인 감각으로 말하고 있다. 터키의 괴베클리 테페에서의 유적을 빌미로 해서.
그리고 이 소설에서는 종교적인 문제도 같이 이야기한다. 우리는 힘들 때나,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종교적인 힘을 빌린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종교를 믿는 광신도들도 있다. 그들은 종교를 위해서라면 도덕적인 행동을 위반할 뿐 아니라 법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볼 때가 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며, 인간의 광기나 맹목적인 믿음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해 질 때도 있었다. 특히 이 소설에서는 인간의 악행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 공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 과정은 너무 잔인하게 묘사되어 있다. 사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심장이 딱딱해지는 것 같은 느낌에 몸이 오그라들 정도라 책을 던지고 싶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굉장히 강한 충격을 준다. 머리카락이 박박 밀리고 가슴에 다윗의 별을 칼로 새겨지고 혀를 잘린 노인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둘로 나누어진다. 잔인한 살인이 일어나고, 그 살인자를 잡으려는 경찰의 이야기와 이라크의 위험한 곳에서 기자를 했던 로브가 터키의 괴베클리 테페의 유적을 취재하러 가면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로 나뉘어서 교차로 이어진다. 재미있어지려고 하면 다른 이야기로 바뀌니 책장이 빨리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런 형식의 소설은 <다빈치 코드>에서 이미 경험했기 때문일까 나는 읽는 동안 <다빈치 코드>가 생각이 났고, 역사적인 이야기가 가미된 팩션이야기라지만 중간마다 나오는 어려운 설명은 학술서를 읽는듯해 답답했다. 그리고 잘 모르는 부분들은 여러 번 다시 읽어야 했기에 그런 부분은 사실 이 책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기자의 눈으로 그려서 그런지 소설은 사실적인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유적의 곳곳의 모습은 신비스러운 모습을 직접 보는듯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그저 재미있기만 한 소설은 아니었다. 인간의 잔악함, 인류의 시작 같은 것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마음이 더 싱숭생숭해졌기 때문이다. 끝이 없는 바다를 헤매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종교 소설은 나에겐 커다란 벽이 있는 것 같이 느껴져 다가가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