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에 책이 있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시냇물에 책이 있다 - 사물, 여행, 예술의 경계를 거니는 산문
안치운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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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생각이나 일상을 읽는 것은 책을 읽는 또 다른 기쁨일 것이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 누군가의 에세이는 사실 선뜻 다가가기가 어렵다. 내게 들어온 이 책을 읽기를 망설였던 건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연극평론가 안치운, 내게 연극은 고등학교 때 친구가 연극부에 들어가고 그 곁에서 친구의 연극과 친구의 친분을 이용해 초대받은 연극을 본 것과 그 외 한, 두 번이 고작이었기에 연극에 대한 나의 열정은 거의 없었다. 연극도 이러한데 평론가는 더욱이 알 길이 없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아름다운 이 책은 다가가기 쉽지 않은 책이었다. 그렇지만, 막상 책을 들고 보면 안치운이라는 사람의 생각과 생활들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다.

나는 좋아하는 것들이 많다. 음악도 좋아하고, 책읽기도 좋아하고, 이런저런 글 끼적이기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한다. 저 중에 음악 같은 경우에는 팝도 좋아하고, 가요도 좋아하고, 클래식도 좋아한다. 그렇지만, 특별히 잘하지는 못하는 거 같다. 그래서 좀 더 멋진 글쓰기를 바라고, 사진도 조금 더 잘 찍기를 바란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급속도로 우울해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 책의 저자도 나처럼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좋아하는 것보다 그에 대한 상식이 많다.(좋아하니 그에 대한 상식도 많겠다고 생각함.) 음악과 책, 연극은 기본이고 여행, 건축과 사진까지. 이 책을 읽으면 그의 끝없는 상식에 감탄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 많은 상식은 모두 상념 속으로 빠진다. 건축에서 시작해서 집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각들로 끝을 맺는다. 비를 보며 빗방울 한 방울마다 추억이 가득하다며 비 오는 날이면 추억들이 떠오른다고 생각하는 나랑 비슷하다.

이 책은 살며, 여행하며, 공부하고로 분류해 놓았다. 저자가 어떻게 살고, 어디서 여행했으며 무엇을 공부하는가를 나누어서 적어놓았다. 그렇게 처음부터 저자의 함께 살며, 여행하며, 공부하고 있으면, 저자의 생각들과 천천히 동화되는 것 같았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마치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의 의견에 빠져들게 된다. 조용한 말투의 일기 같은 이 책은 저자의 생각 시냇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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