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유는 나에겐 익숙하지 않은 지명이다. 나라 이름인지 도시이름인지 처음 읽는 동안에는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마르세유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3부작으로 나눈 그 첫 번째 이야기이다. 마르세유는 암흑의 도시였다. 온갖 폭력과 인종차별이 난무했으며 그로 인한 범죄 또한 많은 도시였다. 이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면 왠지 할리우드식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약한 주인공이 우연히 사건에 연류되고 그 주인공이 갑자기 모든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영화 말미에는 아름다운 여인이랑 사랑을 나누며 끝나는 전형적인 액션영화의 형식을 띤다. 그래서 무척이나 재미있다. 프랑스소설이 할리우드 영화 냄새를 풍겨 프랑스 소설만의 느낌이 없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지만. 그렇지만, 폭력의 양상이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법들은 현실감이 있어서 꼭 뉴스를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만 다가왔다. 친구 마누의 죽음을 알고 복수를 하기 위해 우고가 마르세유에 나타난다. 우고는 마르세유를 떠났었지만 마누의 죽음이 그를 불렀던 것이다. 마누를 죽였다는 주카를 암살하고 나서 마누는 경찰에 의해 사살되고 만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이다. 이 둘의 친구, 파비오가 있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죽은 두 사람과 친구였으며 철없던 시절 몇 건의 강도질을 같이했던 사이였다. 그러다 혼자 경찰이 되었고 두 친구의 죽음을 파헤치기로 마음을 먹는다. 게다가 어느 정도 친분을 유지했던 레일라까지 시체가 발견되고 나서 파비오는 목숨을 걸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파비오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자 모든 일이 스르륵 풀린다. 궁금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하지만, 이런 형식의 글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추리소설의 형식들에 익숙해져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조금 불편했다. 긴장과 쓰릴 같은 건 찾아 볼수 없었고, 그저 있었던 일들을 적어놓은 일기 같은 느낌이었다. 힌트나 어떤 조짐 같은 게 없어서 긴장감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이 조금 아쉽다. 마르세유는 지중해에 접한 항구도시였지만 그 속에는 어둠과 폭력만이 있는 도시였다. 그 다가가고 싶지 않은 도시를 잠시나마 구경하고 나니 나는 역시나 밝은 생각을 마구잡이로 하고 싶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