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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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년 4개월을 다닌 국보익스프레스를 퇴사할 때 함께한 책.

신입을 들여 인수인계를 해주고 난 보름동안 할일없는

회사 책상에 앉아있던 날 달래준 책.

이런 자서전 비스므리한 책은 잘 접하지 않아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어느순간 난 그녀를 숭배!

세계 곳곳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는 그녀.

그녀의 발자국을 따라가다보면, 그래 나도. 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 결심이 시간이 지난 후 잊혀질진 몰라도,

그 여운은 이미 스며들어 없어지지 않을 듯.

그래서 나도 오래전 해야지해야지 하고 결심만 했던 것을 2009년에

해야지. 하고 다시 결심. 월드비젼.

내 작은 손내밈이 그들에겐 희망이 되기를..

 

 

'막내누나, 난 지금 권투 시합중이야. 센 상대방 선수에게

잽을 많이 맞아 비틀거리다가 방금 정통으로 한방 맞아서

링 위에 뻗어 있어. 심판이 카운트를 하기 시작했어.

하나, 둘, 셋. 그러나 나, 정신은 놓지 않았어. 숫자 세는 소리

똑똑히 듣고 있어. 그러면서 힘을 비축하고 있지. 열 세기

전까지만 일어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때 일어나서 다시

싸우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막내누나, 지금 링 위에

누워 있다고 걱정하지 마. 열까지 세기 전에 꼭 일어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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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박스 세트 - 전2권
이정명 지음 /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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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권과 2권으로 나누어져 있는 바람의 화원.

그렇다. 내가 게을러서 그렇다.

분명 다른 독자분들은 하루이틀 아님,

늦어도 일주일안에는 완독일터인데.

미안해요.이정명님,신윤복님,김홍도님,정향님 기타등등(응?)

 

솔직히 제목만 보고는,

뭐야. 화원이 바람에 휘날리는거야? 라면서,

꽃이 마구 휘날리는 상상을 했었더랬지...

푸헤헤. 얕은 지식으로 내 자신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김홍도와, 신윤복이 나온다.

그런데, 이토록 매력적이어도 되냐는 말이다.

감히 두 천재화가님께 가슴이 콩닥콩닥 떨린다.

물론 사실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지만.

정말 그러할까, 정말 그럴 꺼 같다는,

다빈치코드 보다 더, 믿지않을 자신 있다는,

허구는 허구일 뿐이라는 내 자신만만함을 비웃고

있는 것처럼, 난 그들과 함께인 내내,

가슴 벅찼고, 눈물이란 것도 찔끔 흘려봤다.

 

실제의 그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진 자세히 모른다.

역사속의 그들이 그들의 모든 것을 말해 줄 수 없는 것처럼.

과연, 그들은 행복했을까.

 

 

 

 

 

제1권

프롤로그

나는 하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 얼굴에 관한 아주 길고도 비밀스런 이야기를. 가르치려 했으나 가르치지 못한 얼굴,

뛰어넘으려 했으나 결국 뛰어넘지 못했던 얼굴. 쓰다듬고 싶었으나 쓰다듬지 못했던 얼굴, 잊으려 했으나 결코

잊지 못한 얼굴..... 나는 그를 사랑했을까? 아마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니, 사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생도청
홍도_ "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윤복_ "그린다는 것은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림움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그리움을 부르지요.

문득 얼굴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그립고, 산 그림을 보면 그 산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얼굴 없는 초상화
정조_ "사람은 죽고 산천은 변하나 그림은 천 년을 간다. 그림을 아는 그대라면 화원들의 죽음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홍도_ 얼굴이 없는 인물화, 인물을 그리지 않은 인물화.....

누구를 그리려 한 그림일까? 얼굴 없는 초상화 속의 사내는 누구일까?  

 

화원이 되다
윤복_ "모든 것.... 존재하는 모든 것을 그리고 싶습니다. 하늘, 구름, 바람, 새, 물.... 그리고 사람들....

웃는 사람과 찡그린 사람과 싸우는 사람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 남자들과 어린아이들, 그리고 여인들....."  


홍도_ "너는 혼을 담은 그림을 그리는 아이다. 양식을 거부하고, 규율을 무너뜨리며, 마음가는 대로 그리지. 하지만 화원이

되지 못하면 그건 천재가 아닌 미치광이의 그림에 지나지 않아"  


영복_ "눈을 감아. 그러면 색이 보일거야" 
 

그림으로 겨루다
정조_ "예술은 머릿속에도, 서안 위에도, 도화서의 낡은 양식에도 있지 않다. 거리의 물 긷는 아낙의 미소에, 봇짐을 진  

장사치의 어깨 위에 있다. 그러니 너희는 거리의 화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윤복_ "화원이 그리는 거은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 아니올지요. 그려진 것은 화원이 본 거이 아니라 화원 자신의

꿈과 욕망과 희노애락일 것입니다." 

 

왕을 그리다
김조년_ "갖고 싶다. 갖고 싶다. 얼마를 들여서라도 저 여인의 가락을 가지고 싶다. 내 앞에서만 가야금을 타고,  

나의 앞에서만 웃고, 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여인으로 만들고 싶다."  


윤복_ "안개와 서리가 사람에게는 하찮을지 모르나 그림에는 생명이라 할 만큼 중요합니다. 종이가 물을 너무 많이 먹으면

퍼짐이 심하고, 물을 덜 먹으면 발색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홍도_ "널 내 곁에 잡아두는 건 나를 위한 일이지만, 널 이곳에서 떠나보내는 것이 진정 널 위한 일이겠지." 
 


제2권

사화서
홍도_ "천하의 재능을 쓸 데가 없어 이렇게 속된 그림을 그리느냐. 뇌물과 향응이 오가고 오입질이 횡행하는  

더러운 풍경을 말이다."  


윤복_ "이 장면은 일부러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기막힌 그림소재입니다. 어떤 양반이 그림쟁이 앞에서 기생년의 치마를

들추고 샅을 까겠으며, 어떤 양반이 은밀한 향연이 벌어지는 자신의 후원을 그림쟁이에게 내보이겠습니다."  


비밀의 그림  
홍도_ "빛이 있어 그림자가 있으나 빛은 실체를 왜곡시킬 뿐이다. 형상에 따라 왜곡되는 실체를 어찌 실체라 하겠느냐."  


윤복_ "왜곡된 형상 또한 실체의 한 변형입니다. 실체가 없다면 왜곡 또한 일어나지 않겠지요.  


그러므로 왜곡된 형상을 좇으면 실체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달빛의 연인
윤복_ "색이 난잡하다는 것이 곧 색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증거입니다. 색이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슬프게 하고

애통하게 하는 스산하게 하지 않는다면, 평상심과 중용의 도를 하늘같이 떠받드는 선비들이 그토록 극렬하게 색의 사용을 금할

이유가 없겠지요" 


홍도_ "너의 그림에는 늘 여인들이 등장했고, 여인들은 웃고 울며 슬퍼하고 즐거워했다. 우물가에서 빨래터에서 기방에서  

여인들은 거침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삶을 즐겼지. 지금껏 어떤 화인도 그렇게 아름다운 여인을 그리지는 못했다." 

 

그림의 얼굴
윤복_ "그림으로 글씨를 삼아 뜻을 전하는 방법.... 그런 방법이 있다면 모든 그림은 다른 방식으로 읽히겠군요.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뜻이 숨어 있겠지요."  


홍도_ "우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 놈이 모르는 사이에 놈을 일격에 쓰러뜨릴 그런 방법."  


김조년_ "이 싸움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할 것이다. 오로지 나의 감식안과 나의 예술적 조예로 이겨야 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뿐. 걸어온 싸움이니 이기는 수밖에." 

 

마지막 그림 대결
김조년_ "이기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칼을 들고 피를 튀기는 것도 아니고 땀냄새로 얼룩진 몸으로 힘을 겨루는 것도 

아니다. 힘의 대결도, 기예의 대결도, 지력의 대결도 따르지 못할 궁극적인 혼과 혼의 싸움이 아니더냐."  


윤복_ "인간은 늘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뛰어오르려 하고, 건널 수 없는 강에 몸을 던지려 하고, 가질 수 없는 것을 꿈꾸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그곳에 손이 닿고, 그 강을 건너고, 그것을 가진다면 가슴속에 들끓던 불덩이는 곧 재가 되고 말겠지요?" 
 

홍도_ "그저 아름다운 그림이라면 그리는 화인이 많고, 그저 뛰어난 그림을 그리는 화인은 별처럼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조선을 아껴 후대의 후대에 어떤 천재화인을 내어도 이 같은 걸작을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에필로그
그녀는 바람의 화원이었다. 바람처럼 소리없고, 바람처럼 서늘하며, 바람처럼 자신을 보여주지 않았다. 바람을 찾아 떠나는  

그 길을 나는 차마 나설 수 없었다.

평생을 그녀가 남긴 그림을 마주보며 나는 늙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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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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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작가의 자전소설.

그리고 내가 두번째 접하는 공지영소설.

 

18살 첫째딸 '위녕'의 눈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모님이 이혼한 후 아빠와 함께 살던 위녕은

10대의 마지막을 엄마와 보내기로 결심한 후

B도시로 떠나온다.

 

그곳에서 만난 아빠가 다른 동생들, '둥빈'과 '제제'를 만나고,

외가집 식구들을 만나고, 전학온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엄마의 또다른 모습을 접하고, 아빠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냄으로 무언가를 조금씩 깨닫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또 다시 가족의 곁을 떠나기까지...

그녀는 천천히 성장하고, 조금씩 깨닫고, 그리고 홀로 일어선다.

 

솔직히 공지영작가의 자전소설인줄은 모르고 읽다가 알게되었다. 맏딸 '위녕'의 눈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엄마와 딸은

이 글을 쓰기위해 얼마만큼의 많은 대화를 했으며,

교감을 했는지, 그리고 엄마와 딸의 생각 모두가 일치 했는지,

어떻게 남의 눈을 빌려 글을 쓸 수가 있는지...

조금은 아이러니 하면서도, 그런 그들이 조금은 부러웠다.

 

사랑받고, 사랑하고, 사랑주는...

그런 따뜻한 에너지가 연고처럼 상처에 스며들다가도,

어렴풋이 느껴지는 연고의 고약한 냄새처럼,

반감을 가지고 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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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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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이 이토록 조용한 것인가.

내가 알고 있던 실연이란게 이토록 차분하고, 간결하고,

침착했던가.

 

에쿠니가 그리는 실연, 혹은 그녀가 직접 겪었을지도 모를 실연.

이라는 것은 굉장히 조용했다.

 

리카는 8년동안 사겨온 동거남 즉, 애인에게서 어느 날 이사간다

라는 말을 듣는다. 그것이 헤어지자는 말이라는 것을 리카는 바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별의 이유는 '여자'

8년동안 사겨온 애인보다, 3일 본 그 '여자'을 선택한 다케오.

하지만 그 사랑도 쉽지만은 않다.

 

리카는 어쩌면 이럴까? 바보 아니면 천재라고,

리카를 두고 한말은 아닐까? 난 읽는 내내 답답했다.

무작정, 혼자가 되버린 리카의 집에 들어와 집세 반을 부담하겠으니

살게해달라는, 자신의 애인을 빼앗아가버린 그 '여자'하나코를

왜 좀 더 매정하게 쳐내지못하는 것인지,

왜 좀 더 울부짖으면서 가슴에 난 상처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인지.

 

리카는 15개월을 걸쳐 실연을 한다.

슬퍼하고, 질투하고, 집착하고, 그를 잊기까지..

 

안개꽃같은 하나코는 밝지만 건조했고, 단순하지만 복잡해보였다.

그녀는 어느 한곳에 오래 머물지를 못한다.

그 곳에 미련이 없기도 하겠지만, 리카집에 사는 동안 항상

다른곳에서 몇일 아니면 몇개월씩 살다 오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가 다케오를 꼬신게 아니라, 가만히 있었을뿐인데,

다케오 혼자 그녀를 좋아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된 후부턴

왠지 모르게 그녀가 가엾기도.

그녀가 애청하는 라디오, 그리고 항상  반쯤 남긴 우유,

항상 지니고는 있지만 읽은 걸 본적 없는 책..

그녀가 지니고 온 물건은 어느하나 줄어들지도 어느하나 늘지도

않은 채 항상 그대로이다. 그 한결같음이 부럽기도 하다.

그녀가 나타나고 없어지는 그 순간마저 하나코답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동안,

리카와 하나코는 어딘가 닮아있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그녀들은 서로를 조금씩 그리워하고 있는게 아닐까.

 

 

분명 읽다 만 책이라 생각하고 처음부터 다시 읽었는데,

읽으면서도 '아, 이 부분은 읽었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넘겼는데..

어느새 마지막까지 와버렸다. 결국 난 두번 읽었던 것이다.

 

책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

그 때 읽었을때와 지금 읽었을때의 느낌이 이리도 다르다니..

아마도 생각과 바라보는 눈과 듣는 귀가 달라졌나보다.

 

내가 리카의 입장이였으면?

난 아마 세상에서 가장 추한 여자가 되버릴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어쩌면.. 그 '여자'가 하나코라면 나도 리카처럼

행동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랬다.
빠져나간 부분은 그대로 두고 싶었고,
그곳은 "다케오"만의 장소였다.


 

아무도 야무지지않다. 나도 스티브도, 버스 운전사 역시.

그런데도 어떻게든 혼자서 해나간다.(72)


 

"페로몬이죠."

"남자나 여자나 이때다 싶을 때, 상대방에게 페로문을 바바바방

뿜어내서, 그래서 연인이 되는거래요."(64)


 

하나코는 모른다. 이때 나는 확신했다. 한 남자와 인생을

공유할 때의, 흔해빠진 일상에서 길어 올리는 행복, 믿지 못할

기적 같은 시간의 축적.

예를 들면 겨울 아침, 다케오 옆에서 당연한 일이듯 눈을 뜨는 것.

차가운 발을, 건장하고 따스한 생명력에 넘치는 다케오의 발에

휘감을 때의 안심감. 뿌연 유리창.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몇 분.

예를 들면 역에서 거는 전화.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다케오의

목소리. 드러누워 열심히 추리 소설을 읽고 있던 나는, 그 순간,

모든 것을 떠올린다. 만남에서 그때까지의 모든 것을.

예를 들면 일요일 낮의 섹스. 신나게 늦잠을 자고 깨났다가

몇 번이나 권태로운 섹스를 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린다.

다시 눈을 뜨면 저녁이고, 둘 다 배가 고파 어쩔 줄 모른다.

그래서 동네 메밀국수 집에 간다. 선반위에 높인 텔레비전,

얇게 먼지 낀 복인형, 턱을 괴고 있는 다케오의 소매 끝이 닳은

가죽 점퍼, 따끈따끈한 메밀국수 삶은 물.

그런 것들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넉넉함.

하나코는 모른다. 바란다고 얻을 수 있는것이 아니니까.(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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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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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つめたいよるに, あたたかな おさら (1989, 1993] 

차가운 밤에
듀크
여름이 오기 전
나는 정글에 살고 싶다
모모코
쿠사노조 이야기
마귀할멈
밤의 아이들
언젠가, 아주 오래전
연인들

따스한 접시
삼단 찬합
라푼젤들
아이들의 만찬
맑게 갠 하늘 아래
체리 파이
후지시마 씨가 오는 날
체크무늬 테이블클로스
미나미가하라 단지 A동
파를 썰다
코스모스 핀 마당
겨울날, 방위청에서
어느 이른 아침

 

 

많다.

나 이렇게 많고, 짧은 단편집은 처음 접해보는 거 같다.

점점 흥미를 더해갈 때 끝나버리는 게 대다수여서,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 뒤에 오는 긴 여운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콕 집어 결론을 말해주진 않았지만,

'아, 그래. 그랬을거야. 그럴꺼야.' 라고 상상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고, 그래서 마음 포근하게 만드는 신비롭고, 신기하고,

몽환적이고, 현실과 과거와 미래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에쿠니 언니의 간결하고, 낮은 톤의 부드럽지만 건조하고,

건조하지만 나긋나긋한 글.

 

어느 하나 빼먹지않고 다 좋았지만,

나는 특히 제일 처음 읽었던 '듀크'가 남는다.

아, 이거 완전 반전인데?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이야기.

 

 

몇몇 이들은 '별로'라고 말들 하던데...

난,

역시 좋다 .

 

이 책에서 만난 에쿠니 언니는 무지하게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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