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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연휴 중 모방범을 다 읽어버렸다. 두꺼운 책 3권이 생각보다 술술 잘 읽히는 이유는
아마도 추리문학의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아베 미유키 책은 처음 읽는데 추리소설이라는 편견을 깨고 읽으면서 마음에 닿는 글귀를
많이 발견했다.
물론 신체적으로 약자인 나도 밤길 조심해야겠다는 교훈까지..ㅎㅎ
하지만 소설처럼 신체적으로 강자인 남성들이 작정하고 납치한다면 막아내기는 힘들겠지.
왜? 이 세상에 연속살인은 대부분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속살인사건들도 대부분 여자 어린이,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많이들 일어나고 있다. 단지 신체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에 대상이 되기 쉬운 것 뿐일까?
아니면 삐뚤어진 남성들의 심리에는 여성에 대한 증오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최근에 본 추적자부터 본콜렉터, 양들의 침묵까지..남성들이 살인의 대상이 된 영화는
원초적 본능 빼고는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유미코는 생각해보았다. 지극히 기본적이고 소박한 의문이었다. 왜 남자는 여자를 죽일까. 얼굴도 모르는 여자를.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여자를. 여자이기 때문에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남자에게는 여자를 죽일 수 있는 특별한 권리라도 있다는 것일까.
- 모방범 2권 111 page -
그리고 요즘 계속되는 내 생각의 연장선에 있는 글귀도 발견했다.
한가지 일, 사건, 에피소드 등에 대해서 사람마다 다 제각각으로 생각한다는 것.
얼마 전에 블로그에 쓰기도 했었지만,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된 언어로 보니 또 새삼스럽게
인간의 관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나도 너도 우리 모두는 보고 싶은 것 밖에 보지 않고, 믿고 싶은 것 밖에 믿지 않는다는 것.
자신의 머릿 속 생각에 따라 모든 것들을 자기 맘대로 판단할 뿐이다.
어쩐지 마음이 슬퍼지는 결론이다.
인간이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야.
절대로 그러지 못해. 물론 사실은 하나뿐이야. 그러나 사실에 대한 해석은 관련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해. 사실에는 정면도 없고 뒷면도 없어. 모두 자신이 보는 쪽이 정면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야.
어차피 인간은 보고 싶은 것밖에 보지 않고, 믿고 싶은 것밖에 믿지 않아.
- 모방범 2권 493 p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