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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선 1 ㅣ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0월
평점 :
재미있게 읽었던 전작 레드라이징에서는 세계의 전복의 단초를 보았다면
후속편인 골든선에서는 그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를 보여주는 의미가 크다.
모든 인간이 컬러(계급)에 의해 철저하게 DNA까지 구분되어 태어나고 키워진다.
컬러가 다른 계급은 아이조차 만들 수가 없다. 인공적인 시술을 통해 나팔관을 바꿔야만 비로서 최고 계급인 골드의 아이를 가질 수가 있는 사회. 들키면 그대로 죽임을 당해야 하는 사회.
그만큼 계급간의 역할이 철저하게 나눠지고 계급간의 이동이 불가능한 사회다.
외모조차 그런 계급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작용을 한다. 바뀔 수 없는 낙인과도 같은 것이다.
이런 세계를 전복시킬 꿈을 키우는 '아레스의 아들들'이라는 제국 입장에서 보면 테러리스트들은 주인공 대로우를 레드라는 신분에서 골드라는 신분으로 바꾸어 골드의 세계로 편입시킨다. 죽음을 불사하고 몸을 바꾸고 골드의 지식을 익힌 대로우가 지난 편에서 골드의 세계를 이해하고 골드 친구들을 만드는 모험을 해냈다. 그는 골드도 자신들과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골드라고 오직 악함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곳도 컬러 세계관에 의해 순응해야만 하는, 살아남지 못하는 골드는 죽어야 하는 다른 계급들과 똑같은 인간이 사는 곳이다.
이번 <골든선> 편에서는 대로우는 골드의 세계에서 살아남아, 그 세계의 권력을 손에 넣으려는 시도를 한다. 골드의 지도자 군주를 죽이고, 살아남기 위해 아우구스투스의 신임을 얻어야 하며, 아레스의 아들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를 해내야 한다. 수많은 전쟁들에서 이기고 살아남야 한다. 쉽지만은 않은 길이다.
아직 자신만의 구체적인 세계관 전복의 계획이 없는 대로우에게는 직접 깨지고, 느끼고, 그 길을 깨달아나가야 하는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기다린다.
레드라는 신분을 숨기고 골드 친구들의 신임을 얻어내야하는 대로우는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외롭고, 사실을 전쟁을 같이 하는 동료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해 더 상처를 입는다. 그래도 대로우는 자신이 목적이 단순히 컬러 세계에서 자신의 계급을 더 윗 계급으로 만들거나 자신의 아내를 죽인 골드들에게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전쟁를 위해 만들어진 노예 옵시디언인 라그날에게 골드들만의 특권이자 무기인 레이저를 넘기고 그 라그날에게 적편에 있는 골드를 죽이라 이야기했을 때였다. 옵시디안이란 존재는 골드를 신으로 섬기도록 오래도록 세뇌되어 있는 존재.
"너는 개를 보고 네 싸움을 대신하라고 하느냐?"란 골드의 말에
라그날은 "나는 사람이다!"라고 큰 소리로 답을 한다.
이것이 바로 주인공 대로우가 만들려고 하는 세계이다. 모든 계급에게 골드의 권력과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예처럼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게 아니라, 성적으로 봉사하려고, 전쟁에서 총알받이가 되려고 태어난게 아니라 골드와 같이 우리도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 말이다.
그 곳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대로우가 자신의 신분을 밝혔을 때 변함없는 우정을 보내주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의 신분을 용납하지 못하고 배신하는 존재도 나타나듯이 말이다. 게다가 같이 싸우는 동료들과 친구들은 자꾸만 죽어나가기만 한다.
그렇게 대로우는 <골든선> 에피소드 내내 상처받고 성장하고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다. 사람이기에 느껴야 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일이 생길까봐 하는 두려움도 내내 그를 따라다닌다. 그는 영웅이기 전에 누누히 이야기하듯이 그저 사람이기 때문이다.
<골든 선>에서는 스토리가 진행되는 내내 궁금하게 만들었던 '아레스의 아들들'의 리더인 '아레스'의 정체가 놀라운 정체도 밝혀진다. 그의 비극적인 스토리도 함께 말이다.
극 초반의 함선 전쟁 장면들이 불필요하게 길어 몰입을 방해하긴 했지만 그 부분만 극복(?)하면 뒤부터는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2권 골든선의 마지막도 다음편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게 한다. 과연 대로우는 이 혁명에서 살아남아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사랑하는 골드 여성과 함께할 수 있을까? 그가 친구이자 동료로 맞아들인 골드들에게 정체를 밝힌 후에도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컬러를 운명으로 받아드리는 다른 컬러들에게 이 혁명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이 혁명은 이 제국의 골드 지도자 군주를 죽이고, 그 자리에 대로우가 올라가야 끝났을 것으로 보인다. 그 뒤의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모든 컬러가 자신이 컬러로 구분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모든 의문들이 다음편에 풀릴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