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라주미힌 > 하이닉스 용역경비끼리 폭력 과정서 1명 숨져

하이닉스 용역경비끼리 폭력 과정서 1명 숨져
청주, 용역 인건비만 하루 6천만원…회사, 불똥튈라 전전긍긍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막기 위해 하이닉스 회사가 고용한 용역경비 사이에서 폭력이 벌어져 한 용역직원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청주시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 35분, 하이닉스 사설경비원들의 숙소인 청주시 흥덕구 복대1동 모 호텔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사설경비원 김 모씨(29)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식당 주방에 있던 과도를 들고 모텔 주차장에 있던 용역직원 10여명에게 칼을 휘둘렀다. 용역업체 팀장인 천 모씨(32)를 비롯해 이들이 김 모씨를 땅바닥에 누르고 제압하는 과정에서 김 모씨가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돼 숨졌다.

천 모씨 등은 숨진 김 모씨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땅바닥에 머리를 박아 숨졌다고 밝혔으나 또 다른 동료는 김 모씨가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숨진 김 씨의 친구 10여명이 이날 흥덕경찰서 앞에서 정확한 수사를 촉구했고 유족들은 ㅎ병원 영안실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2004년 12월 25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직장폐쇄를 단행해 200여명을 길거리로 내 몬 하이닉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막기 위해 1년 6개월이 넘도록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600명까지 수백명의 용역경비를 고용해왔다.

올해 들어서도 하이닉스는 지난 5월까지 ㅇ용역업체 소속 200여명의 용역경비를 고용해오다 지난 5월 23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 점거농성에 들어가면서 100여명을 추가로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극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하면서 회사는 공장 담벼락에 5m 간격으로 용역경비를 배치해 철통같이 공장을 방어해왔다.

용역경비 200명에서 300명으로 늘려

회사는 용역경비 300명에 대해 1인당 15만원씩 하루 4,500만원에다 식비와 숙박비를 포함해 매일 6천만원, 월 18억원 가량을 용역경비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 해 5월 발표한 호소문에서도 "하청노조의 시위 때문에 용역경비 투입비용, 대체인력 투입비용 등 모두 421억76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숨진 김 모씨는 ㅇ용역업체 상용직 직원이 아니라 일이 많을 때에만 출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관은 "인원이 300정도 되니까 용역들 끼리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이 문제에 대해 하이닉스는 자기들이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고 있지만 불씨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해 1조 8천억원의 순이익을 남긴 하이닉스 회사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수백억원의 돈을 들여 용역경비를 통해 해결하려다 이 같은 불상사가 벌어지게 된 셈이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문종극 수석부본부장은 "하이닉스 사측이 비정규직 노조를 대응하기 위해 무리하게 용역경비를 쓰면서 젊은 친구들이 타 지역에 와서 험한 일을 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남덕 사무국장은 "용역경비들도 우리랑 본의 아니게 대치하고 있지만 하청조합원들이나 그 친구들이나 똑같은 선의의 피해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하이닉스는 이런 비극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빨리 하이닉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06월 13일 (화) 23:56:46 박점규 현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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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대한민국 赤化보고서

 
 
 
 
 
 
 
 
대한민국 적화보고서
김성욱 지음 / 조갑제닷컴 / 2006년 5월
 
차례
머리글 - 左派 정권 3년, 叛逆의 일상화
죄익의 흐름: 地下에서 정권 속으로

CHAPTER 1. 7대 本山
(1)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2)범민련 남측본부
(3)범청학련 남측본부와 한총련
(4)통일연대
(5)전국농민회총연맹(全農)
(6)전교조
(7)민주노총

CHAPTER 2. 연구소
(1)한국민권문제연구소
(2)평화연구소
(3)21세기 코리아연구소

CHAPTER 3. 국가 인권위원회의 反국가 행위
(1)국가인권위원회
(2)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
(3)南民戰 민주화 인정 사건

CHAPTER 4. 대한민국의 과거 뒤지기, 약점 캐기
(1)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2)국정원 과거사위원회
(3)국방부 과거사위원회
(4)친일 反민족행위자 진상규명위원회
(5)私學으로 간 ‘親盧’ 인사들

CHAPTER 5. 좌파정권 실세들의 성향
(1)盧武鉉 대통령
(2)韓明淑 국무총리
(3)李海瓚 前국무총리
(4)鄭東泳 열린당 당의장
(5)李鍾奭 통일부 장관
(6)千正培 법무부 장관
(7)노무현 정권의 對北정책은 성공했나?

CHAPTER 6. 赤化사례 및 사건들
(1)宋斗律 사건
(2)공작원 작곡가 尹伊桑 추모붐
(3)이철우 열린당 前의원 조선로동당 입당 파문
(4)통일애국지사가 된「金日成 선전가」金南植
(5)간첩·빨치산用 통일애국열사묘역 조성
(6)빨치산의 지조, 「수령님 혁명전사의 偉業을 받아 안자(?)」
(7)姜禎求 파문
(8)맥아더 동상 파괴기도 사건
(9)文化로 파고 든 좌파
1)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권장도서, 노골적 左派서적 선정물의
2)통일부, 청소년 등 대상 北체제선전영화 관람시켜
3)대학가에 불어닥친 철 지난「사회주의」축제
4)反美가요 확산의 선봉장
(10)2005년 8·15사건

CHAPTER 7. 연방제 事變 가능성
(1)6·15연방제 실현에 열광하는 南과 北
(2)연방제의 또 다른 가면 平和體制
(3)연방제는 北韓式 흡수통일 방안
(4)세 개의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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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호 서평란에 어떤 책을 실을까?
고민하기 위해 신간 코너를 뒤적이다가 문득 내 눈에 띈 한 권의 책이다.
내용이 흥미진진하다.
그런데 직접 구입하자니 내 돈 내고 사보기엔
약간 비용이 아까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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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이사야 벌린과 우파적 교양

 

 

 

 

영국의 대표적인 지성사학자 이사야 벌린 경의 <자유론>(아카넷, 2006)이 번역/출간됐다. '최근에 나온 책들'에서 다룰 여유가 없기에 언론 리뷰 두 개를 옮겨놓는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것인데, 보수주의 석학의 책인 만큼 두 보수 언론의 '경의'는 마땅해 보인다. 이미 평전 <칼 마르크스>와 <낭만주의의 뿌리>의 저자로 소개된 바 있지만, 벌린의 저작은 좀더 읽히는 것이 온당하다. 에누리 없이 '교양의 문턱'이기 때문이다. <낭만주의의 뿌리>의 공역자이기도 한 강유원은 <공산당 선언> 강의에서 이렇게 적었다.

"앞서 소개한 마르크스 평전 중 하나를 쓴 이사야 벌린은 오늘날 대표적인우파 지식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일단 '근대인'이라 하면 우파적인 교양을 갖추는 게 기본이다. 우파적 교양을 기본으로 갖추고 거기서 좀더 나가서 골고루 먹고사는 문제, 그러니까 평등의 문제 등을 고민하면 좌파인 거다. 우파건 좌파건 근대인이라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사람들 모두 교양인이다. 한국에서 우파라 불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안된다. '한국 우파의 금자탑' 운운하는 조갑제 같은 사람을 떠올리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힘센 보스를 그리워하는 노예근성의 똘마니들일 뿐이다."(51쪽, 강조는 나의 것)

그러니까 자신이 교양인이라고 떠들어대는 이라면, 우파건 좌파건 간에 먼저 벌린 정도는 읽어줘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론>은 얼마전에 재출간된 칼 포퍼 경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민음사, 2006)과 함께 '우파 교양서'의 전범적인 저작이므로 필히 아는 체해둘 필요가 있겠다. 이 정도 읽어주지 않으면, 우파건 좌파건 '똘마니'라 불리는 걸 면하지 못한다. 적어도 근대인/교양인을 기준으로 삼으면 그렇다는 얘기이다. 일단은 두 개의 서평을 참조하시길.

동아일보(06. 06. 10) 영국의 지성사학자 이사야 벌린(1909∼1997)의 진면목은 같은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1892∼1982)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진다. <역사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카는 케임브리지 출신으로 러시아혁명을 높이 산 진보적 역사학자였다. 반면 러시아계 유대인으로 어린 시절 러시아혁명을 목격한 벌린은 옥스퍼드 출신으로 혁명에 기반한 전체주의를 강하게 비판한 전통적 자유주의자였다(*그러니까 벌린의 경우도 '좌파 이후의 우파'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카를 마르크스의 평전을 냈다는 공통점도 지닌다(*카는 도스토예프스키의 평전도 썼다. 한편, 벌린이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한 러시아의 작가/사상가는 투르게네프와 게르첸이다). 학계에서는 사회주의에 경도된 카의 평전보다는 자유주의자였던 벌린의 평전을 더 높이 평가한다. 한국에서는 카의 영향이 압도적이지만 2000년대 들어 벌린의 저서가 잇따라 번역되면서 그의 만만치 않은 내공에 감탄하는 이가 늘고 있다.

-이 책은 ‘자유에 관한 네 편의 논문’이라는 제목으로 1968년 출간된 것을 그의 사후인 2002년 대폭 보완해 새롭게 출간한 것이다. 벌린은 이 책에서 20세기 초반 사회주의의 거센 광풍 아래 부르주아 사상이라고 비판 받은 자유주의가 얼마나 심오하고 진취적 사상인가를 펼쳐 보인다.

-네 편의 논문 중 ‘역사적 불가피성’은 인류의 역사가 필연적이라는 결정론적 사고와 역사 속에서 개인의 선택을 도덕적으로 찬양·비난하는 윤리적 행위의 모순을 지적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역사에서 개인의 선택을 거대한 흐름의 일부로 격하시킨 카의 역사관을 교조적 유물주의라고 비판한다. 그렇다고 벌린이 역사의 필연성을 부인하거나 영웅사관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 그에게 자유주의는 이런 모순을 깊숙이 파고드는 회의주의이기 때문이다.

-‘자유의 두 개념’은 일체의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소극적 자유와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적극적 자유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즉, 우리의 상식에 대한 재고를 요청한다). 자유주의의 진취성은 진리는 하나라는 교조주의와 그 진리를 전유(專有)하려는 전체주의와의 치열한 싸움에서 확인된다. 벌린의 이런 관점으로 인해 이 책은 다원주의의 고전으로도 꼽힌다. 이 개정판에는 ‘자유에 관한 다섯 번째 논문’이 될 뻔했다가 시한에 쫓겨 빠진 ‘희망과 공포로부터의 해방’과 함께 그가 12세 때 소설 형식으로 러시아혁명의 모순을 다룬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와 ‘냉전의 설계자’라 불린 미국 외교정책의 브레인 조지 케넌에게 보낸 서한 등이 수록돼 있다.(권재현 기자)

조선일보(06. 06. 10) 1997년 11월 영국 사상가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의 타계 소식을 접했을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그날 뉴욕타임즈 지는 벌린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기사를 한 면 통째로 실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에게 영국 국왕은 기사 칭호와 공로 서훈을 내렸다. 이 책은 벌린의 주저로 이미 고전의 반열에 들어 간 ‘자유에 관한 네 편의 논문’의 수정증보판을 우리 말로 옮긴 것이다.

-벌린의 사상은 ‘자유주의적 다원주의’라는 말로 압축될 수 있다. 그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여러 가지일 뿐 아니라 때로 조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윤리학이나 정치학 등의 인간 관계 학문 분야에서 ‘최종성’(finality) 즉, 일원론을 기대한다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박해와 불관용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벌린은 자유를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로 구분하면서 자유에 대한 논의를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렸다. 벌린은 자유의 근본 개념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제지나 방해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추출한다. 그렇다면 외부의 간섭이나 방해가 없는 소극적 자유만 존재할 수 있을 뿐이다. 이에 반해 적극적 자유론은 이성에 입각한 자기 지배를 이상으로 한다. ‘하나의 진리’를 믿기 때문이다. 벌린은 유일 진리에 대한 허황된 맹신(盲信)이 민족주의자·공산주의자·전체주의자 등에 의해 악용될 소지에 대해 극구 우려하고 있다.

-벌린은 따라서 인간의 삶에서 선택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되풀이 강조한다. 다원주의와 소극적 자유가 인간적 상황을 넘어가는데 최선의 방책이라고 하는 결론을 내린다. 유일 진리 따위에 대해 환상을 가진다는 것은 형이상학적 오만이며, 이는 곧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덕적·정치적 미숙(未熟)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벌린의 글 속에는 이 시점 한국 사회를 향한 질문도 발견된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을 믿어도 되는 것일까? 진리는 끝내 승리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인종주의적 증오를 부추기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며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언동 등도 토론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의 책을 곰곰이 읽어도 그가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 분간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는 주어진 상황에 대한 선택에만 촛점을 맞출 뿐, 선택의 내용이나 방향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벌린은 시종일관, 사람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보편적 이론은 존재할 수가 없음을 역설한다. 그렇다면 그 자신이 소극적 자유를 자유의 알파요 오메가로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 자신이 말했던 것처럼, 자유에 대한 생각과 인간 존재론이 떼어질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면, 가치에 대한 생각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자유에 대한 입장도 달라야 마땅하지 않은가? 가치의 객관성에 대한 회의를 바탕으로 소극적 자유를 강조하는 벌린의 문제의식은 현대 자유주의의 철학적 기조(基調)와 거의 그대로 중첩된다. 따라서 벌린의 한계도 고스란히 반복된다.

 

 

 



-벌린 특유의 만연체에도 불구하고 옮긴이의 진지한 노력 덕분에 책이 쉽게 넘어간다. 성실한 주석도 크게 도움이 된다. 벌린의 사상을 큰 틀에서 조망하고 평가하는 글이 빠져 아쉽지만, 8년에 걸친 번역의 수고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서병훈 숭실대 교수·정치사)

06. 0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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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문화연구대상 - 스타벅스


[커버스토리]왜! 스타벅스인가

지난달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어느날.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3,000원짜리 라면을 사먹으면서 3,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마셔도 아깝지 않은 것은 그 속에 담긴 문화를 마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 “스타벅스요? 그건 강남 얘기잖아요. 호호호.” 이어진 같은당 서영교 부대변인의 논평. “스타벅스 커피 마시며 뉴욕시민인 척하는 오세훈과 우리는 다르다”였다.

올해로 국내 상륙 8년째. 최근 164호점을 개점한 커피체인점 ‘스타벅스’는 이처럼 여전히 ‘논쟁적’이다. 스타벅스 애호가·마니아들은 “좀 비싸긴 한데…”라면서 “그래도 커피맛, 매장 분위기가 뛰어나 기꺼이 그 값을 치를 가치가 있는 커피 브랜드”라고 한다.

사실 통유리 너머 각선미를 뽐내며 커피를 마시는 미녀들이 있는 스타벅스 매장 풍경은 왠지 ‘럭셔리’하다. 실제로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 곳은 어김없이 황금 상권으로 분류된다. 연전에 황금상권의 한 곳인 서울 인사동에 들어오기 위해 스타벅스는 호된 신고식도 치렀다. 결국 문화운동가와 시민들의 반대여론 때문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영어간판이 아닌 한글간판을 내건 체인점이 됐다.

스타벅스 ‘비호감’자들? 밥값보다 비싼 커피값을 도통 이해하지 못한다. 커피 제조 원가는 몇백원밖에 안된다는 최근 어느 언론 보도 이후로 “커피맛은 다를 게 없는데도 ‘포장’과 ‘치장’에 ‘고가 정책’으로 허위 의식을 자극하는, ‘마시는 명품’”이라고 비판한다.

한국 사회의 명품 선호 현상, 강남북차, 그리고 구별짓기, 따라하기, 허위의식, 계급·계층론까지 갖은 문화·사회학적 개념·상상력이 동원되기도 한다. 첨단 선진 마케팅 ‘신화’를 이루었다는 업계의 칭송. 외화 낭비·유출의 주범, 미국화·신자유주의의 첨병이란 시선·비판이 공존한다. 이때문에 오노 사건 때 맥도널드와 함께 불매와 ‘안티’ 대상이 되기도 했다.

‘So what?’. 계속되는 명품 논란과 한때의 안티를 뚫고 스타벅스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스타벅스 마니아들은 늘어난다. 서울의 몇몇 지역에서 스타벅스는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스타벅스는 무엇인가?

▶마니아 임부현씨의 ‘칭송論’


임부현씨(30·여·가명)는 스타벅스 마니아다. ‘라떼 세대’라 자처한다. 임씨의 월급은 1백80만원가량. 10만~20만원을 스타벅스 사 마시는데 쓴다. 그는 “매달 붓는 건강보험료, 종신보험료와 비슷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임씨가 스타벅스를 알게 된 건 1999년 1월.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다. 스타벅스가 뭔지도 몰랐다. 우연히 학교 안 매장을 찾았다. 그리고 에스프레소의 첫 세례를 받았다.

“자판기나 인스턴트 커피, 한국에서 마시던 커피랑 ‘차원’이 달랐어요.”

임씨는 “날 매료시킨 건 커피뿐만이 아니었다. 소품과 분위기, 서비스도 마찬가지였다. 스타벅스의 로고, 머그컵, 매장 인테리어 분위기, 재즈 음악, 매장 직원의 친절함까지 모든 것에 흠뻑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매장 문에 들어서 주문하고 커피를 받아 자리를 잡은 뒤 커피맛을 음미하거나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행위 하나하나가 ‘즐거움’이었어요.”

귀국하니 서울에도 스타벅스가 들어와 있었다. 임씨는 단골이 되었다. 스타벅스의 매력은 늘어났는데, 임씨는 그 이유를 ‘문화적 스토리·이미지’라고 했다.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를 보면 주인공들이 그란데 사이즈 커피를 마시며 뉴욕타임스를 읽잖아요. 외국 풍 사진에 스타벅스 컵을 들고 다니는 선남선녀들. ‘스토리’가 있는 거죠. ‘개인적이고 쿨(cool)’해요. 그런 것들이 마음에 들어요.”

임씨는 스타벅스가 일종의 의식(儀式)과 자기 정화의 공간이라고 한다. 퇴근길에, 또 피곤할 때 스타벅스에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쉬는 날 책 한권 들고 가 눈치 안 보고 맘 편히 읽고 올 수 있는 공간은 스타벅스를 빼고는 없다는 것이다.

임씨는 “‘작은 사이즈에 저지방 우유 넣어주시고, 일회용 컵에 주세요’처럼 커피를 주문하면서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임부현씨의 통장사본이다. 곳곳에 스타벅스 지출내역이 보인다. 그녀는 많게는 월 30만원 가까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 마셨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문화 수준을 판단하는 상징적 기준이기도 하다. 임씨는 “공기업에 근무하는 친구가 있는데 얼마 전 공기업 이전 발표가 난 뒤에 심각하게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공기업 이전 대상 지역에 스타벅스가 없기 때문이란다.

임씨나 임씨 친구 같은 ‘스타벅스족’을 모두가 이해하는 건 아니다. 내 취향, 내 멋이고 내 돈 주고 사먹는 거지만 미묘한 ‘스타벅스 갈등’이 존재한다. 우선 세대차다.

임씨는 “대형 할인점에 갔다가 거기 입점한 스타벅스 매장에 어머니를 모셔간 적이 있는데 4,000~5,000원 하는 커피값을 보시더니 단번에 ‘미쳤다’고 하셨다”며 “맥심커피 둘, 설탕 둘, 프림 둘로 타먹는 커피에 익숙한 부모님 세대는 잘 이해 못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별차도 있다. “내가 밥을 사고 한 남자 동료가 커피를 사기로 해 스타벅스로 갔어요. 그 동료는 주문하는 내내 스타벅스 한잔 값이 설렁탕 한 그릇 값이니, 자판기 커피(250원) 스무잔 값이니 하며 투덜거렸어요.”

개인의 취향을 하나의 잣대로 재는 게 촌스럽고 우습다고 한다. 임씨는 “남자 동료들 중에는 술집에서 한번에 수십만원 예사로 쓰는 사람이 많은데 내가 보기엔 그 돈이 더 아깝다”고 일침을 놓는다.

임씨는 그러나 ‘스타벅스 소비’를 줄여볼 생각이라고 한다.

“한번은 계산을 했더니 한달에 30만원 가까이 사 먹었더라고요.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서 요즘은 원칙을 정했어요. 고된 일을 끝냈을 때나 ‘무척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날’에만 사먹기로. 스스로를 위로할 필요가 있는 날에만요.”

〈글 김종목기자 jomo@kyunghyang.com〉

〈사진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커버스토리]나홀로면 어때!한 잔의 허영심

포털사이트 다음의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사람들’(cafe.daum.net/starbucks)은 회원 1만5천여명의 인터넷 카페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입한 신입회원 500여명에게 20개 항목의 설문 e메일을 보냈다. 30명이 설문에 응했다.


경향신문 설문에 대답한 이들 중 몇명을 빼고는 ‘스타벅스 애호가’이며 적극적으로 설문에 응했다는 점에서 ‘특수표본’이다. 설문 응답자 30명은 많지는 않지만 ‘왜 스타벅스’인가를 이해하는 데 부족하지는 않다.

설문 응답자 나이는 20~24세가 23명(76.7%)으로 가장 많았다. 25~29세가 3명(10.0%), 15~19세 3명(10.0%)이었고, 30세 이상 1명(3.3%)이 설문에 응답했다. 여성이 22명(73.3%), 남성 8명(26.7%)이었다. 대학생이 20명(66.7%), 직장인이 8명(26.7%), 고등학생 2명(6.7%)이었다.

나이, 성별, 대학생 등의 공통분모를 따지면 ‘20대 초·중반의 여대생’이 가장 많다. 스타벅스의 주 마케팅 대상과 일치한다. 한국의 커피 역사·사회사 측면에서 ‘20대 여대생’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지은이 오두진씨의 설명을 빌리자면 ‘스타벅스를 계기로 커피의 소비주체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40~50대에서 20대로 바뀐 것’이다.

조선말 커피가 들어온 뒤 여성은 커피 소비의 주체라기보다 객체였다. 여성은 집안에서 남편에게 커피를 타주는 존재였다. ‘커피가게’의 대명사격인 다방에서는 남성 손님에게 커피를 타주고 배달하는 존재였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연인들이 이야기도 나누었지만, ‘커피’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남성 사이에서 진행되는 것이었다. 오씨는 “스타벅스가 모든 걸 확 바꾸어놓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왜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할까. 설문 응답자 50명(중복응답 포함) 중 ‘커피향·맛’을 꼽은 사람은 23명(46.0%), 스타벅스만의 분위기 14명(28.0%), 서비스 5명(10.0%), 음악·브랜드이미지·위치가 각 2명(4.0%)씩이었다.

스타벅스 커피맛은 과연 좋은가? 월간커피 홍성태 편집장은 “취향의 문제라 대답하기 곤란하다”면서도 “단 스타벅스 커피는 많이, 빨리 팔리기 때문에 커피의 회전율이 높다. 즉 신선하다 것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성공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 47명(중복응답 포함) 중 11명(23.4%)이 ‘새로운 커피문화’를 꼽았다. 다음은 브랜드이미지가 8명(17.0%), 서비스 및 감성·공격마케팅이 각각 6명(12.8%)이었다. 커피맛·향을 꼽은 이는 4명(8.5%)이었다.

‘스타벅스를 왜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커피맛, 분위기라는 답이 가장 많았지만, 한국 성공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새로운 커피문화’란 답이 가장 많은 게 눈에 띤다. ‘새로운 커피문화나 브랜드이미지 때문에 스타벅스를 접했다가 커피맛과 분위기를 좋아하게 됐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스타벅스에서 주로 뭘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중복응답자 48명 중 20명(41.7%)이 약속·데이트라고 답했다.

독서·공부가 16명(33.3%), 나홀로 휴식(18.8%), 커피즐기기 3명(6.3%)이었다. 약속·데이트같이 커피를 매개로 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공간이자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최적의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는 셈이다. ‘나홀로 스타벅스에’는 스타벅스가 들여온 새로운 커피문화기도 하다.

한달간 스타벅스를 찾은 횟수와 비용을 물어보았다. 30명 중 18명(60.0%)이 한달 2~5회 간다고 응답했다. 6~10회 5명(16.7%), 10~15회 2명(6.7%), 20회 이상 간다고 응답한 이도 5명(16.7%)이었다. 한달 스타벅스 커피값으로 나가는 돈은 1만~2만원이 9명(30.0%), 3만~5만원 10명(33.3%), 6만~10만원 9명(30.0%), 15만원 이상은 2명(6.7%)이었다.

이밖에 중복응답자 42명 중 17명(40.5%)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로 ‘카라멜 마끼아또’를 꼽았다. 30명 중 22명(73.3%)이 커피 말고 다른 물건을 사봤다고 응답했다. 중복응답자 40명 중 15명(37.5%)이 텀블러, 12명이 다이어리(30.0%), 9명(22.5%)이 머그잔을 샀다고 답했다.

〈글 김종목·김동은|사진 정지윤기자〉

[커버스토리]“너희 동네에 스타벅스 있어?”

스타벅스 매장은 특정 지역에 몰려 있다. 서울 테헤란로, 광화문, 여의도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 밸리’라 부르는 곳이다. 스타벅스 정영권 상무는 ‘스타벅스 100호점의 숨겨진 비밀’에서 “(매장이 몰려 있는 것은) 마케팅에서 흔히 말하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라며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 전략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차별화’를 근거로 펼쳐진 ‘스타벅스 지리학’에는 단순한 상권·입지 이상의 여러 의미가 담겼다. 한양대 김찬호 교수는 “스타벅스는 장소의 매력을 충분히 활용한 ‘공간의 상품화’를 이루어낸 대표적 기업”이라고 했다. ‘상품화된 공간’은 아무 데나 자리잡지 않는다. 유동인구, 역세권, 남녀, 연령, 세대, 계층 그리고 ‘플러스 알파’를 철저하게 고려한 이 다국적기업만의 다각적 전략을 ‘지리학’을 통해 들여다보자.

#90%가 역세권… 강남구에 30% 집중

서울의 매장 수는 모두 123개. 우선 이중 112개(91.1%)가 ‘역세권’이다.

구별 매장 수를 보면 강남구가 37개(30.1%)로 가장 많다. 서초구 11개(8.9%), 송파구 4개(3.3%), 강동구 1개(0.8%)로 53개(43.1%)의 매장이 강남 지역에 있다. 종로구 11개(8.9%), 영등포구 8개(6.5%), 서대문구 6개(4.9%)다. 강남구 중에서도 테헤란로 주변인 역삼동 10개, 삼성동 7개, 논현동 6개, 대치동 5개로 특정 동에 집중돼 있다. 종로구는 11개 중 4개가 광화문 일대, 영등포구는 8개 중 7개가 여의도 일대, 서대문구는 6개 중 5개가 신촌 일대에 몰려 있다. 벤처·IT가, 금융가, 대학가를 상징하는 곳들이다. 신촌을 포함해 서울 시내 대학 구내 또는 대학가에 자리잡은 매장도 모두 16개다.

스타벅스의 구별 매장 순위는 서대문구를 빼고는 대체로 구청의 재정자립도 순과 맞아떨어진다. 강남에 대체로 많지만 ‘부촌’이 제1기준은 아니다. 제1기준은 ‘커피 한잔을 위해 5,000원을 기꺼이 낼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오가는 지점이나 그들이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기꺼이 낼 용의가 있는 사람들’은 20대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층과 30대 직장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스타벅스가 들어간 건물도 특성이 있다. 매장이 들어간 건물별 종류를 살펴보면 전국 162개 매장 중 백화점·쇼핑몰 안 매장이 26개(16.0%)로 가장 많다. 주상복합·아파트가 12개(7.4%), 금융기관 10개(6.2%), 대형할인점 6개(3.7%), 대형가전매장 4개(2.5%), 병원 4개(2.5%), 극장·서점·공항·스키장·역사가 각각 2개(1.2%)씩 들어가 있다.

입점 추이를 보면 금융가, 대학가에서 병원, 대형가전매장,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쪽으로 바뀌고 있다. 매장이 들어간 백화점 중 신세계백화점이 7개, 대형할인점은 이마트가 5개로 신세계 계열사가 모두 12개다. 마케팅 타깃이 직장인·대학생에서 중·장년층으로 확장되고, 입점하는 곳도 병원·고급주거시설 같은 특정 ‘지점’으로 옮겨가는 것을 알 수 있다. ‘5,000원짜리 커피 한잔을 줄 서서 기다려 왜 사먹느냐’는 중·장년층도 ‘기꺼이 지불하게 만들겠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주)신세계와 미국 스타벅스 커피 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이다. 타워팰리스 1층에도 입점하는 등 ‘골라서 들어가는 힘’은 ‘수요’도 있지만 신세계의 자본력과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차별화 전략속 부분적 대중화 시도

한때 일본에서 동네 아이들이 말다툼할 때 쓰는 ‘무기’ 중 하나가 ‘니네 동네 스타벅스 있어?’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스타벅스가 ‘미국화’ ‘명품’ ‘희소성’을 가늠하는 척도·기준으로도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는 어떨까? 16개 광역 시·도별로 보면(162호점 기준) 서울이 123개(75.9%), 경기 15개(9.3%), 부산 10개(6.2%), 대구 10개(6.2%), 광주·인천·대전 2개(1.2%) 매장이 있다. 광역시 중에는 울산이 들어가지 않았다. 광역도 중에는 경기도만 들어가 있다. 전북·전남, 경북·경남, 충북·충남, 제주도 등 인구 30만~60만명 규모의 도청 소재지에도 스타벅스가 없다. 강원도에 2개 매장이 있지만 ‘강릉’이나 ‘춘천’이 아니라 ‘용평리조트’와 ‘휘닉스리조트’다.

대형할인점들이 인구 5만~6만 이상의 중·소도시에 적극적 진출을 시도하고 다른 외식업계,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서울에서 성공하면 지방을 파고드는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서울에서는 ‘차별화’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부분적으로 ‘대중화’ 전략을 펴면서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지방은 ‘차별화’ 전략 아래 ‘고급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위해 입점에 신중한 편”이라고 전했다.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지은이 오두진씨는 “책을 내고 난 뒤 마산이나 전주 등에 사는 독자들로부터 ‘왜 우리 도시도 인구가 많은 편인데 스타벅스가 안 들어오냐’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오씨는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가게가 아니라 누려야 할 문화 대상인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글 김종목·김동은|사진 정지윤기자〉


[커버스토리]독서·휴식 ‘커피 그 이상’

스타벅스의 국내 첫 상륙지는 ‘이화여대 앞’이다. 1999년 7월 이곳에 1호점(이대점)을 냈다. ‘이대 상권’은 사업 성패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곳. 이대점은 성공했고, 스타벅스 확장 전략의 근거가 되었다.

스타벅스 마니아인 안성원 김종은 신수정씨(사진 왼쪽부터).

스타벅스의 첫 커피 세례는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지난달 22일 저녁 이대점에서 개점 당시 이화여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세사람을 만났다. 이들은 요즘도 2~3일에 한번꼴로 스타벅스를 찾는 마니아들이다.

“기숙사 개방행사 때 스타벅스가 판촉하러 왔어요.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 줬는데 다들 ‘커피맛이 왜 이래’라는 반응이었어요.” 신수정씨(26)의 말이다. 안성원씨(26)는 “처음 입맛에 안 맞았는데 커피맛이 진화해 나갔다”고 기억했다. ‘테이크아웃’이란 것부터 모든 게 새로웠다. 줄을 서 직접 주문하고 받아야 했다. 자리는 창으로 나 있고, 안과 밖이 서로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다.

신씨는 “미국, 캐나다에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친구들이 ‘서울에도 스타벅스가 생겼네’라며 반기며 찾기 시작했다”며 “그 친구들 영향을 받아 애호가들이 한둘씩 늘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멋’ ‘이미지’도 ‘라떼 세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녹색의 환경 이미지, 재즈 음악이 주는 편안함.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는 마력도 있었다. 신씨는 “아침을 여는 이미지도 있었다. 학교 가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한잔을 테이크아웃해 리포트를 들고 가는 기분. 커피로 잠도 깨지만 그때는 나 스스로가 ‘있어 보인다’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종은씨(26)는 “영화 ‘유브갓메일’에서 맥 라이언이 스타벅스를 즐기는 모습이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 전했다. 그는 또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나서 친구들과 밥을 먹었는데 ‘스타벅스로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간다’ ‘스타벅스 가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겼다. 커피는 기본이고 대화, 공부, 리포트 쓰기, 독서, 데이트, 사색, 휴식까지.

안씨는 “스타벅스의 가장 큰 의미는 ‘공간’이었던 거 같다. 그 공간에 흐르는 재즈 음악, 분위기도 좋아했지만 5,000원짜리 커피 한잔이면 몇 시간이고 있어도 아무도 눈치 주지 않았다. ‘혼자 있는 게’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폼나는 거였다. 웰빙의 시초격이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현상’? 신씨는 “아는 영국인이 있는데 ‘서울에 스타벅스가 왜 이리 많으냐’며 놀란다”며 “미국을 추종하는 사회 분위기도 스타벅스 현상에 한몫 거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밥값’을 훌쩍 넘는 커피값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미국, 캐나다, 일본과 비교해 비싸다”며 “서구, 미국 이미지에 대한 값도 치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계속 승승장구할까? 안씨는 “서울에서 스타벅스는 대중화 단계인 것 같다. 커피 마니아 중에는 스타벅스보다 조금 더 비싼 커피빈, 파스꾸치 같은 델 가거나 유럽에서 오리지널로 배우고 온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매장이 늘자 또다른 차별을 시도하는 ‘구별짓기’가 새롭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김종목기자〉


[커버스토리]“뉴요커 이미지를 마신다”

“스타벅스 소비에 ‘패션’ ‘허위의식’이 들어 있다는 시각에 대해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설문 응답자 30명 중 22명(73.3%)이 일부 동의 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8명(22.7%)이었다. 각각의 이유를 물어봤다.

#동의·일부동의

설문 응답자 ‘WalkThisWay’(28·남)는 “나를 포함한 소비자들이 커피의 질이나 맛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도 없는 상태에서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계속 찾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면서 “커피맛보다는 스타벅스 소비에서 얻을 수 있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 인생에 일년쯤’(22·여)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연중에 동경하는 뉴요커들의 생활에서 스타벅스가 빠지지 않는다”며 “스타벅스를 마시면 뉴요커처럼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고 답했다.

‘후크선장’(23·여)은 “어느 정도 있다. 꼭 스타벅스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커피맛을 그렇게까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도 스타벅스의 명성과 동경의식 때문에 첫발을 들여놓았다”고 말했다. ‘ForMyWishes’(22·남)는 “주변을 보면 스타벅스 컵을 들고 있으면 있어 보이기 때문에 사 먹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체리향기’(20·여)는 “맹목적으로 명품 상품을 좋아하듯이 스타벅스도 일종의 명품 선호현상에 따라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thenike’(24·여)는 “스타벅스의 높은 가격 정책은 다른 테이크아웃 커피 질이 떨어지거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묘한 심리술이 깔려 있고, 사람들로 하여금 비싼 커피를 사먹게 하는 허영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yoojin’(26·여)은 “5,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와 2,000원대의 테이크아웃 커피 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비싸긴 해도 그냥 스타벅스니까 사먹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주원(23·남)은 “주위를 보면 스타벅스 커피를 사는 게 아니라 ‘스타벅스’를 사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happyeye’(20·여)는 “대학생들이 밥은 싼 걸로 먹어도 디저트로는 스타벅스를 사먹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며 “허위의식이란 말은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커피만 사는 게 아니라 문화도 함께 사는 측면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

‘hoeun’(24·여)은 “가격도 비싸고 밥값보다 많이 나올 때도 있지만 단순히 커피 한잔으로 여유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허위의식 따위의 말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sweetie’(24·여)는 “외국에서는 그냥 자판기 커피처럼 먹는 게 스타벅스이며 사람 개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에 함부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름지기’(39·남)는 “한때 유행일 수는 있으나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로하’(24·여)는 “‘커피’만으로 판단하면 허위의식 같은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며 “커피맛도 좋을 뿐더러 학생들은 책을 보고, 친구들을 만나고, 직장인은 하루의 피로를 푸는 치료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종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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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빅3 “스타벅스 꺾어라”
[서울신문 2006-06-09 20:06]

[서울신문]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널드, 버거킹, 던킨도너츠가 커피 체인의 지존 스타벅스에 잇따라 도전장을 냈다. 스타벅스가 잘난 체하는 도시 ‘속물들’을 겨냥해 고급 커피를 내세운다면 이들은 저가의 실속 있는 ‘서민용’ 커피를 지향하고 있다.

커피시장에 웬 계급 전쟁?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커피시장에 한판 ‘계급 전쟁(class war)’이 붙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커피 소매시장 규모는 84억달러(약 8조 4000억원)로 지난 2003년보다 53% 급신장했다. 이 가운데 스타벅스의 매출액은 61억달러다. 패스트푸드 빅3가 커피 아성을 공략하려는 이유다.

그러나 정면 승부보다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버거킹의 ‘BK 조(Joe) 커피’는 ‘레귤러’와 ‘터보-스트렝스’로 딱 2종류다.‘조(Joe)’는 흔해 빠진 미국인 남성의 이름.

데니 마리 포스트 버거킹 수석 부회장은 “우리 고객들은 (스타벅스의)‘차이 하프 디카페인’이나 ‘프라-프라 커피’ 같은 복잡한 메뉴가 딱 질색”이라며 “그들은 솔직한데다 돈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광고도 부츠와 안전모를 쓴 블루칼라 노동자를 내세웠다. 심지어 매장에는 ‘안티 스타벅스’ 분위기마저 풍긴다. 메뉴표에는 ‘발음하기 쉬운 사이즈 3가지(대·중·소) 있습니다.’가 내걸렸다.

던킨도너츠 역시 스타벅스보다 단순한 메뉴와 간단한 가격표를 제시하고 있다. 던킨측은 이를 ‘민주화된 에스프레소’라고 부른다. 던킨은 더 이상 도넛 가게가 아니다. 매출의 65%가 커피에서 나온다.

존 길버트 던킨도너츠 마케팅 담당 부회장은 “스타벅스의 편안한 소파와 하얀 목재로 된 탁자, 부드러운 재즈 선율 등 모두 훌륭하다.”면서 “그러나 고된 노동을 하는 우리 고객이 바라는 바는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맥도널드는 ‘프리미엄 커피’ 12온스를 99센트에 판매한다. 스타벅스라면 4달러는 줘야 한다. 일단 몇 달간의 광고전은 두 자릿수 매출 신장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진한’ 커피향 쫓아낼까

하지만 스타벅스가 바꿔놓은 미국인들의 커피 입맛을 다시 돌려 놓을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스타벅스 매장은 미국에서만 8100개. 맥도널드는 1만 3700개, 버거킹은 7200개, 던킨도너츠는 4950개이다. 스타벅스는 예멘과 인도네시아 등 세계 시장의 불모지 공략도 활발하다.

시카고의 레스토랑 컨설팅 업체 테크노믹 부회장 밥 골딘은 “스타벅스는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거품이 곧 꺼질지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충성스런 그들만의 고객을 위해 새 방도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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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광화문에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시위하러 가려는데 같이 안 갈래?"

"그런데 어디서 만나지?"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있을께, 그리로 와!"

위의 대화가 그다지 어색할 것도, 특별히 눈총을 받을 것도 없어 보이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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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진리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에 불과할지라도...

데이비드 헬드(David Held)의 "현대국가의 발전"이란 논문으로 학회 세미나를 진행했다.

데이비드 헬드(David Held)는 세계화와 관련된 논의를 활발하게 이끌어 온 영국의 정치사회학자이다. 1990년대 들어서 영국의 폴러티(Polity) 출판사와 개방대학(Open University) 출판부에서 간행된 세계화 관련 저작들은 유럽의 지식 사회에서 뜨거운 논쟁의 중심이었는데, 헬드 교수는 이런 저작들을 편집·기획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그는 또 스스로도 ‘민주주의와 세계적 질서’ ‘세계화하는 세계’등의 저작을 통해서 논쟁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1951년 영국에서 태어난 헬드는 영국 뿐 아니라 독일·프랑스·미국의 여러 학교에서 수학했으며, 맨체스터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의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케임브리지 대학과 개방대학 교수를 거쳐서 지난해 10월부터 런던정경대(LSE)의 석좌교수로 재임 중이다.

헬드의 학문적 관심은 주로 민주주의 이론·국가·세계화가 접점을 형성하는 데 집중되어 왔다. 저작 생활의 초기에 민주주의 이론과 현실의 역사적 전개 과정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점차 현대 민주주의의 성취와 한계를 세계화라는 새로운 변동 속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됐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이후에 그의 저술은 세계화와 이에 대한 정치적 대응으로서의 ‘코스모폴리탄 민주주의론’에 집중되어 왔다.

그는 또 1985년 앤소니 기든스 등과 더불어 영국 케임브리지에 사회과학 전문 폴러티 출판사를 설립하고 제3의 길·세계화론·성찰적 근대화 등의 사회과학적 화두를 영국과 유럽의 지식 사회에 제공하는 데에 앞장서 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논문을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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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의 형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국적이며 국제적인 조건들과 과정들의 상호교차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가는 안으로는 국민과 시민들, 밖으로는 국가체계 및 국제경제와 대면한다. 국가는 사회경제적 집단의 조직과 관계 그리고 국제질서에 기대왔다.

 

2. 현대국가는 가장 우월한 국가형태가 되었다. 왜냐하면 현대국가가 전쟁수단, 경제적 자원 그리고 정당성 주장을 가장 성공적으로 전개했기 때문이다. 즉, 현대국가는 전쟁, 경제활동의 증진(즉 자본주의의 확장) 그리고 자신의 정당화를 위해 효과적인 동원을 성취할 수 있었다. 바로 이 개별적인 형성과정의 상호교차에서 현대국가의 독특한 조직과 형태가 출현하였다.

 

3. 보통선거권의 확립과 같은 현대국가의 민주화는 현대국가가 가장 압박받았던 전쟁 중이나 그 전후에 충성과 자원을 구하고자 한 노력 그리고 독특한 정당성 형태에 대한 현대국가의 주장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 선행 형태들과는 달리, 현대국가는 자신이 지배자와 피지배자 양자 모두로부터 분리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현대국가 자신의 이미지와 그 표상의 중심에는 국가가 시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독립적인 권위’나 ‘한정된 불편부당한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놓여 있다. 이 주장이 이행되는 한에서 현대국가는 현대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당성을 위한 전투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에 대항하여 이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주장의 본질과 의미는 현대국가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항상 갈등적이었다. 현대국가의 정당성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4. 현대국가는 단순히 시민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초연한 ‘심판’이 아니며, 단순한 부수적 현상도 아니다. 오히려 현대국가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달성하고 형성할 수 있는 조직과 관계의 체계로서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 국가기구는 사회계급들과 집단에 대해 충분한 우위를 갖는다. 따라서 헌정 형태, 동맹의 배열, 특수한 국가 강제력 행사 등 각각의 정치적 결과들은 시민사회 내에서 발생하는 사회계급과 집단들의 운동과 활동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추론될 수 없는 것이다. 사회경제적 생활이 정치생활, 특히 국가활동을 완전히 결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5. 현대국가는 자신의 선행 형태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권리 내에 있는 권력의 체계다. 즉 현대국가는 정치권력의 제도화와 관계가 있는 일련의 조직들과 집합체들로 이해되어야만 한다. 국가조직과 기관들의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능력이 강조되었지만, 현대국가는 또한 경쟁과 갈등의 장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자면 현대국가의 역사는 사회적 투쟁이 국가의 조직, 행정 그리고 정책에 ‘각인’되고 배태되는 방식의 역사이기도 하다. 국가가 자신에 대한 지원과 자원의 필요 때문에 시민들에게 의존하게 됨에 따라, 국가의 구조와 정책은 정치적 협상과 타협에 종속된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종속의 정도를 더욱 강조하기도 한다.

 

6. 현대국가에서 주권의 적절한 위치와 그 형태는 홉스로부터 루소, 마르크스, 베버에 이르기까지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국가나 사회 어느 하나에 배타적으로 위치 지을 수도 없고 환원할 수도 없는 주권이란 관념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인 듯하다. 그러나 여전히 이 관념은 전혀 확고하지 않다. 정치적 권위와 정당한 행사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논쟁 중에 있다. 나아가 국가가 복합적인 국제경제와 정치체계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은, 국제적 기업과 같은 강력한 비국가 행위자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국민들의 운명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세계에서, 주권의 역할 - 주권의 가능한 본질과 범위 - 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주권은 국제적인 국가세계와 사회세계 내에서 주조되고 재주조된다.

 

7. 현대국가에 집중되고 그 주위에 결정화된 과정들과 갈등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사회적 요인들의 복합적 상호작용의 산물이었다. 현대국가의 발생과 발전을 설명하는데 있어 이들 요소들의 중요성은 고정된 서열을 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요소들의 결합만이 현대 정치세계의 주요 경향과 발전에 대해 만족스러운 설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결정론이나 문화결정론, 군사결정론 그리고 하나의 인과요소의 집합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장하는 기타의 관점들을 거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특수한 조건과 환경 아래서 이들 요소들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이 인과적 우선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현대국가는 결정론적 이론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경제적 관계와 정치적 세력, 군사적 힘이 현대국가의 형태와 동학에서 근본적인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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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논문에서는 토마스 흡스, 장 자끄 루소, 존 로크, 마르크스와 엥겔스, 막스 베버 등등이 주장한 국가의 정체, 국가주권, 인민주권, 국가기구(혹은 권력)의 정당성이 잘 요약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요사이 점점 궁극적으로 삶은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란 생각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토마스 흡스(Thomas Hobbes, 1588-1679)의 성악설과 장 자끄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의 성선설 같은 것...

물론 나도 안다. 세상 불변의 진리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이란 사실을... 그러나 믿음을 잃어버리는 일 만큼은 없었으면 한다. 그것이 비록 진리가 아니라 나의 삶에 대한 태도에 불과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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