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중국이라는 거짓말

신흥 경제대국 BRICs에서 꼬리에 매달려 있지만, 21세기 중반에는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거라고 점쳐지기도 하는 나라가 이웃 중국이다. '눈부신' 압축 경제성장으로 국내외적으로 '중국 바람'을 일으킨 지 벌써 오래다(대학가의 경우는 전공 지원률이 이를 말해준다). "떼놈들이 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개인적 관심은 그런 경제력과는 다소 무관하게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다는 '공자 열풍'에 힘입고 있다. 공자와 모택동의 나라, 그게 나의 상식을 구성하는 중국이다. 최근 이 '중국의 힘'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폄하하는 책 <중국이라는 거짓말>(문학세계사, 2006)이 출간되었는데, 저는 프랑스의 보수주의 지식인 기 소르망이다(내가 오래전에 읽었던 책은 <20세기를 움직인 사상가들>이다). 번역본의 출간에 맞춰 내한한 모양인데, 그의 인터뷰를 옮겨온다.   

경향신문(06. 07. 04) 기 소르망 “中, 공산당 있는 한 진보·변화 없어”

-“마오쩌둥 시대에 중국 공산당은 아기를 삶아 비료로 썼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실각한 이탈리아의 우파 성향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악화를 무릅쓰면서 새삼스레 중국의 과거사를 들춰낸 것은 자국 내 총선에서 좌파를 견제하려다 뱉은 외교적 ‘실언’이다.

 

 

 



-프랑스의 자유주의 또는 신보수주의 성향 문화평론가 기 소르망(62)은 현재의 중국 공산당에 대해 확신을 갖고 비판하는 사람이다. 그는 4일 자신이 쓴 <중국이라는 거짓말>(문학세계사) 홍보차 방한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구가 가진 중국에 대한 이상한 ‘신비화’를 교정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이러한 교정의 대상이 어찌 중국뿐이랴! '미국이라는 거짓말' '일본이라는 거짓말', 그리고 '한국이라는 거짓말'...).

-서구에 비친 중국은 환상‘반만년 역사에 빛나는 문화대국’ ‘왕조국가의 전통을 이어받은 권위주의 정부’ 등 서구에 비친 중국의 모습이 잘못된 신비화라고 굳게 믿는 그는 지난해 초 작심하고 중국의 한 농촌마을에 들어가 꼬박 1년을 보냈다(*책상머리에서 잔머리 굴리는 지식인은 아닌 것이다). 반체제 성향 중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농촌 사람들과 톈안먼 사태 희생자 유족 등의 애환을 들었다. 그리고는 ‘닭의 해:중국인들과 폭동’이라는 프랑스어판 원제목을 가진 책을 내놨다. 그 책이 프랑스에서 히트를 친 지 5개월도 안 돼 한국어판이 나온 것은 유독 한국에서 그가 ‘유럽의 지성’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져 있는 풍토와 무관치 않다(*작가 베르베르처럼 소르망도 한국에서 '통하는' 지식인인 듯. 한국통?).

-“우리가 아는 중국은 공산당의 프로파간다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소르망이 기자회견 내내 강조한 말이다. 그는 현재 중국 내 인권상황이 ‘아기를 삶아 비료로 쓰는’ 마오쩌둥 시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전히 매우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권위주의 통치 때문이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어떤 변화나 개혁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기자와 종교인, 지식인들을 광범위하게 탄압하는 중국 공산당 체제 하에서 어떠한 진보와 변화도 있을 수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해서도 “놀라울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성장은 기적도 아니고, 창의성도 없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성장의 토대가 저가 노동력을 이용한 저가 수출품에 기반한 것일 뿐 어떤 새로운 모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 경제성장이 ‘열매가 비교적 고루 나눠진’ 한국 모델과도 대조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가가치성 산업으로 나아갈 어떠한 조짐도 안 보인다는 점에서 비관적”이라고 말했다.(*아래 사진은 상하이시 전경.)



-소르망은 중국 농촌의 빈곤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다. 후진타오 주석이 농촌 발전에 힘쓰겠다고 한 최근 발표도 ‘구두선’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사실 농민 출신이 거의 없고 도시에서 자란 기술관료가 대부분인 공산당은 농촌 발전으로 득볼 게 전혀 없다”면서 “게다가 농촌에 투자하게 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공산당 입장에선 농촌 발전보다 농촌의 저가 노동력을 활용하는 데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실 중국이란 나라가 놀라운 것은 일부 지역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이 아니라 13억이 넘는 인구가 그냥 먹고산다는 거 아닌가?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과 비교해 보더라도 이건 그 자체로 그냥 놀라운 일이다).

-그는 “이 모든 절망보다 더한 것은 자신의 책이 중국어로 출간됐지만 그 책을 공산당 간부들만 볼 뿐 일반 독자들은 전혀 접할 기회가 없다는 데 있다”고 했다. 미래 경제성장도 비관적그는 이번에 한국에 오기 전에 중국에 들렀을 정도로 중국 출입에 제약을 받고 있지 않다. 그는 “아마도 베이징 당국은 서구 지성인들이 2012년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운동을 벌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느라 우리의 활동은 제약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르망은 민주국가들이 중국 내 반체제 인사들을 지원해줘야 할지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 만연한 민족주의 성향 때문이다. 그는 “중국인들은 심지어 반체제 인사들도 외국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얘기하면 ‘내정간섭’으로 받아들인다”면서 “만약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운동을 벌이면 반체제 인사들도 공산당을 중심으로 더욱 단결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해 ‘민주주의’에 대해 강연한 것과 같이 미국 정부도, 한국 정부도 중국 공산당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한국 정부도?! 소르망이 한국에 대해서는 별로 공부하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인들에겐 그리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 이 책이 미국 국무부가 매년 발표하는 ‘중국인권보고서’와 차이점이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미 인권보고서는 피상적이고 개별 사례에만 주목했지만 나는 인권을 탄압하는 것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라고 봤다”고 대답했다. 미 정부가 중국 공산당을 대놓고 비판하지 못하지만 자신은 공산당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점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북한 인권에 대해 물었다. “북한에 몇번 가보고 느낀 점은 중국의 식민지 같았어요. 북한의 인권상황은 중국의 60년대 인권상황과 흡사해 보여요.” 그의 다음 책 제목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06. 07. 05.

 

 

 

 

P.S. 현재의 중국과 그 장래에 대해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책들도 드물진 않다. <중국은 가짜다>나 <중국의 몰락> 같은 책들이 그런 종류이다(기억에 중국인 자신들의 비판서들도 출간된 적이 있다).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얻기 위해서는 조너선 스펜스의 <현대 중국을 찾아서1.2>(이산, 1998) 정도는 교양으로 읽어둬야겠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푸른숲, 2001)나 정운영의 <중국경제산책>(생각의나무, 2001)은 가장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한국인의 시각으로 읽은 중국이다. 5년쯤 전이니 지금의 중국은 또 달라졌을지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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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6-23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