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사료로 읽는 미국사
미국 역사의 기본 사료
미국사연구회 엮고 옮김 / 소나무 / 1992년 8월
평점 :
절판


이제는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이긴 하지만 『미국역사의 기본사료』는 상당히 소중하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국내에서 미국사를 전공하고 가르치고 있는 지식인들이 대거 참여해 만든 ‘미국사연구회’가 엮고 옮긴 책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미국사의 이해와 연구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료들조차 번역되어 있지 않은 현실을 생각해 그 기본 사료라 할 만한 100편의 자료를 번역해 옮긴 것이다. 그 첫 번째 사료는 스페인의 페르디난드 국왕과 이사벨라 여왕이 “우리는 그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대양에서 앞에서 말한 도서와 대륙을 발견하고 정복한 후에 그 도서와 대륙의 제독이 되기를 원하노라. 또한 이 지역의 제독, 국왕 대리, 총독이 되도록 하라.”는 콜럼버스에게 하사한 특권과 특전에 대한 내용이다.

이외에도 미국의 독립선언서는 물론 초대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의 고별사도 수록되어 있다. “유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의 상황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유럽과 다른 노선을 추구해야 하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만약 우리가 하나의 효율적인 정부하에서 연합된 국민으로 남아 있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외부의 압박으로부터 물질적 피해를 입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 “이들 명예로운 전사자가 최후까지 온 힘을 다하여 싸운 대의에 대하여 우리는 더욱 더 헌신해야 한다는 것, 이들 전사자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리라고 굳게 맹세하는 것, 이 나라를 하나님의 뜻으로 새로운 자유의 나라로 탄생시키는 것, 그리고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가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라는 링컨 대통령의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도 전문을 읽어볼 수 있다.

가공되기 전의 원사료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얼마 전 바다출판사에서 출간된 『지식의 원전』, 『역사의 원전』과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사의 원전이라 할 만한 책이다. 앞서 두 권의 책이 우리 실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느냐에 따라 활용도나 궁금증의 정도가 달라진다면 상대적으로 이 책에 수록된 미국사의 기본사료들은 우리들로서도 매우 궁금한 내용들이다. 1905년 7월 테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육군장관이었던 윌리엄 태프트와 일본의 가츠라 총리 사이에서 있었던 회담은 우리 역사에는 「가츠라-태프트 밀약」이란 사건으로 기록된다. 또 3.1운동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던 윌슨 대통령의 「14개조항」이 그렇고, 한반도의 해방과 분단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던 「카이로선언」, 「얄타회담」이 그렇다.

한반도는 물론 세계 냉전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트루먼 독트린」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의 경제부흥을 이끌어냈던 「마샬플랜」, 「한국 전쟁에 대한 트루먼 대통령의 성명」과 맥아더가 미 의회에서 했던 연설도 읽을 수 있다. 물론 지난 1992년 소나무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은 이제 헌책방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책이다.

하지만 바로 얼마 전인 지난 2006년 9월, 궁리출판사에서 이 책 『미국역사의 기본사료』의 수정증보판인 『사료로 읽는 미국사』가 발간되었다. 이전 판과 이번 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선 100편의 기본사료에서 122편으로 증가되었다는 점이다. 또 이전 판에는 없었던 「아이젠하워의 퇴임연설」 - 아이젠하워는 퇴임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증대되고 있는 미국의 군산복합체의 권력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 을 비롯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등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이외에도 가장 최근의 중요한 사료라 할 수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신년연두교서」와 「본토안보법」 등이 새롭게 수록되었다. 이전 판에는 번역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번 판에서는 수정되었길 바란다.

 

 

 

 

* 『미국역사의 기본사료』의 수정증보판인 『사료로 읽는 미국사』/ 궁리(20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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