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퍼온글] 페미니즘, 위대한 역설-새로나온 책

페미니즘 위대한 역설 -
프랑스 여성참정권 투쟁이 던진 세 가지 쟁점 여성.개인.시민
| 원제 Only Paradoxes to Offer: French Feminists and the Rights of Man (1996)
조앤 W. 스콧 (지은이), 공임순, 최영석, 최영석 (옮긴이) | 앨피

 

좋은 책이 하나 새로 번역되어 나왔네요.

미국의 저명한 페미니즘 사학자인 조앤 스코트(Joan Scott)가 쓴 [페미니즘, 위대한 역설]이라는 책입니다.

 

조앤 스코트는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정도로

저명한 학자입니다. 물론 그는 뤼스 이리가레나 주디스 버틀러 또는 쥴리아 크리스테바처럼

독창적인 이론이나 개념을 새로 만들어낸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이론가"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사람이죠.  하지만 조앤 스코트는 탁월한 역사학자들이 그렇듯이

웬만한 이론가들보다 훨씬 더 이론적으로 중요한 작업을 하는 역사학자입니다. 이론적인 작업이라는

것은 항상 어떤 주어진 문제설정, 주어진 이데올로기의 장 속에서 전개되기 마련이며, 따라서

이론가들로서는 자신이 어떤 이론적, 이데올로기적 전제 위에서, 어떤 이론적 정세 속에서

작업을 하는지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파악해내기 위해서는 바로

역사적인 분석이 필요합니다.

조앤 스코트가 수행하는 작업이 바로 이런 역사적 분석인데, 그는 특히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이런 분석을 해내죠. 그의 초점은 여성 참정권의 역사라든가, 여성의 정치 투쟁의

과정에 대한 연대기적인 분석에 놓여 있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근대 정치의 핵심을 이루는

인권의 보편성, 정치적 권리의 보편성이라는 원칙이 여성의 인권, 여성의 정치적 권리라는

쟁점을 맞아 어떻게 자신의 허약한 기초, 자신의 근본적인 모순들을 드러내는지 보여주려고

합니다. 따라서 스코트의 진정한 관심은 근대 철학 및 정치학의 기초를 이루는

정치적 보편성, 인간학적 보편성에 함축되어 있는 모순과 갈등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것이 여성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그의 작업의 강점은 이를 추상적인 언어가 아니라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분석과 서술을

통해서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이러한 모순, 역설과 정면으로 부딪쳤던

다섯 명의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논점을 전개하죠. 그러니

철학이나 추상적인 이론을 경원하는 분들도 충분히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제가 스포일러가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는데 (^^;;), 어쨌든 조앤 스코트의 책은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근대 정치학 및 철학 일반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매우 가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계기로 조앤 스코트의 다른 책들도 빨리 번역, 소개되기를 바랍니다.

 

번역이 잘 됐을지 의심스럽다구요?

이 책은 사실 뭐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책의 번역자들을 볼 때 번역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물론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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