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balmas > "직영급식, 좋은데 왜 안 바뀌지?" 참 단순한 시각이십니다.
아래의 오마이뉴스 기사에 붙은 댓글인데,
일리가 있는 주장인 것 같아서 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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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급식, 좋은데 왜 안 바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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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단순한 시각이십니다. |
필명 : 무우꽃(mukot) |
날짜 : 2006/06/24 오후 8:42:03 조회 : 572, 찬성 : 12, 반대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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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보다 직영 급식이 좋은데 왜 안 바뀌냐구요? 아예 이렇게 말씀하시지 그래요 - (직영급식보다) 도시락이 좋은데 왜 안바뀌지? 간단하게 답을 말해 드릴께요. 불편하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안바뀌는 겁니다.
직영 해보십쇼.
1. 관리자 있어야죠.
관리자 누가 합니까? 선생님이요? 영양사와 조리사가 알아서 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부담은 없다구요? 그러면 허수아비 관리자는 아예 배정할 필요도 없겠네요. 식재료, 똑같아 보이지만 종류에 따라 값이 몇배 차이 나는 게 대부분입니다. 설마 그런 일이야 없겠지만, 영양사가 식자재 납품업자와 의기투합(?)하면 식재료비 빼돌리는 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선생님이 식품과 유통을 압니까? 그저 믿거니 할 수 밖에 없잖아요.
2. 식재료만 원가입니까? 인건비가 더 크다는 사실 아시나요?
식비의 70%를 식재료에 사용하니 식사의 질이 좋아진다구요? 그 말만 두고 보면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는군요. 영양사와 조리사의 월급은 뭘로 줍니까? 그리고 영양사와 조리사를 정규직으로 하면 각종 보험비가 나가니까 당연히(?) 비정규직으로 고용해야겠죠? 비정규직으로 하면 서비스는 좀 엉망이 되겠지만 (국이 어떤 때는 싱겁고 어떤 때는 짜고 어떤 때는 맵겠죠), 그거야 돈에 비하면 별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쵸? 관리자 선생님은 그냥 부려먹어도 되고, 회계는 회계 직원이 하면 공짜로 처리되겠죠? 학부모들 도우미로 오라 가라 해야겠지만 부모들은 보람으로 여기시겠죠? (맞벌이 부부가 애들 도시락 싸는 불편 없에주는 게 학교 급식의 이점 가운데 하나인데 이건 웬 말?) 결국 식사 질의 상승분 만큼은 누군가의 희생과 노동력으로 떼워야 한다는 건 모르셨나요?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위탁일 경우 50%를 식재료에 사용한다구요? 하하 위탁 업체가 무슨 자선 단체입니까? 식재료비에 50%(1200~1300원)를 쓰면 고용한 영양사와 조리사의 월급은 뭘로 줍니까? 그리고 재료비 1200~1300원이 들어가는 음식이라면 시중에서 6000원 이상의 음식이 나온다는 건데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30%(800원 정도)만 쓰면 아주 풍성한 식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계산기 두들겨 볼까요?
500명 학생이 한달에 20일을 급식한다고 할 때 급식비 : 2500*20=5만원, 5만원*500명=2500만원 식재료비 : 800*20=1만6천원, 1만6천원*500명=800만원 인건비 : 8명*150만원=1200만원 (실제로 150만원 주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만) 급식비 2500 - 식재료비 800 - 인건비 1200 - 식기 및 주방 소모품, 설비 감가상각
식재료와 인건비를 조금씩 줄이면 위탁업체에서 500만원 정도는 가져갈 수 있겠군요. 이런 학교를 30 군데만 관리한다면 무지무지 큰 대형 업체일텐데, 그런 업체의 월 수익이 1억5천이라. 하하 그 업체 직원들 월급 다 받았네요.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 볼까요? 식비와 인건비를 좀 줄이겠습니다. 급식비 : 2500만원 식재료비 : 700*20=1만4천원, 1만4천원*500명=700만원 인건비 : 8명*120만원=960만원 급식비 2500 - 식재료비 700 - 인건비 960 - 식기 및 주방 소모품, 설비 감가상각
한 700 만원 정도 남나요? 그래도 월 수익이 2억1천에 불과합니다. 과연 이거 남기자고 구매부니 관리부니 운송차량이니 직원 고용해서 할 업체가 있을까요?
일반인이 잘 몰라서 그렇지 위탁 업체는 더 남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급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락시장 경매에서 제일 좋은 물건들은 일차로 이들 업체(캐터링)가 구매합니다. 그 대신 대량 구매기 때문에 가격이 싼 겁니다. 싸도 조금 싼 게 아니고 무지 쌉니다. 다른 식재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같은면 식품 유통을 잘 알기 때문에 600원 정도의 식재료비면 일반적인(별로 떨어지지 않는) 식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만, 캐터링 업체의 경우는 재료비가 그 이하일 겁니다.
제발이지, 식품 문제가 터질 때 원가 문제를 주 요인으로 쓰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잘못된 구조와 비리를 저지르는 인간에게 있는 것이지, 얼마가 남고 안남고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저의 다른 댓글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그리고 이윤의 관계] http://www.ohmynews.com/reader_opinion/opinion_view.asp?no=300788&rel_no=1&code=780892
물론 이번에 문제가 된 cj의 경우는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성실하게 운영해 온 위탁업체가 이런 기사를 보면 어떨까요? "아이구 cj 때문에 우리까지 죽겠구나" 할 거 아닙니까?
식품 문제 나오면 꼭 이런 기사가 보이더군요. 진짜 속내는 모르고, 진짜 문제점은 하나도 잡아내지 못한 채 그럴듯한 대안을 말하면서 그 여파에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 기사 말입니다. 지금 같은 때, 성실하게 종사해온 캐터링 업체와 학생들의 만족을 소개하는 기사를 쓰면 어떨까요? 역적 소리를 들을까요? (지금은 그들이 약자라고 생각되는군요.) 당연한 것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것일수록 함정도 크다는 충고를 기자분께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근무하는, 그래서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분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영양사들의 대표적인 사이트인 재치영양사(http://www.yori.co.kr/)에서 [값싼 재료·위생 엉망…예고된 '배탈'(세계일보)] 기사 밑에 달린 영양사들의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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