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mannerist > 마태우스님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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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댓글의 핵심은 '절차적 민주주의 제도의 확립'을 외쳐온 노빠들이 승리 지상주의, 그것도 본질의 변화 없는 껍데기에 대한 숭상, 눈가리고 아옹으로 다시 한 번 속아달라고 호소하는 데 있습니다. 이미지정치에 대한 흐름의 지적은 인정하다 치더라도 그 이미지를 뒷받침할 정책집 자체가 전문지식이 전무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차이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단언컨데, 둘은 오로지 카메라 앞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있다면 대한민국 1%의 집단과 10%의 집단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90%에게는 그다지 차이가 없습니다.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감세 정책 하나만 논해봅시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TV토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에게 법인세 인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고, 이회창의 적극 찬성에 반하여, 한국 최상위층 대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법인세 감세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이제 시간을 1년 뒤로 돌려보겠습니다. 2003년 8월  한나라당은 '27%~15%'였던 당시 법인세율을 '26~13%'로 각각 1%P, 2%P씩 인하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저 비율을 나누는 기준이 아마 1억일겁니다.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해도 모자랄 판에, 그해 12월 재경부 출신 여당 의원들의 적극적인 공세로 25~13%로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과세표준 1억 이상 대상에 있어 한나라당보다 1%더 나아간 안건입니다. 노통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감세된 돈의 대부분은 대기업의 호주머니 속으로 돌아갔고 2조가 넘는 그 돈은 서민들 삥 뜯어 채웠습니다.

2004년의 소득세와 특소세 감세를 이야기해볼까요? 다시 감소된 소득세 1%를 뜯어보면 자영업자 상위 10%가 세금 감면액의 70%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소세 물품 24개 종목, 골프채나 PDP같은 제품들 특소세 감면과 월소득 200 ~ 300만원의 서민 경제 활성화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부동산 대책도 한 번 이야기해봅시다. 아파트에 규제를 하면 주상복합을 풀어주고 주상복합을 규제하면 재개발을 풀어주는 등, 투기처 잃은 돈의 사용처를 정책으로 지적해 가며 풀어준 건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참여정부입니다.

외평채 문제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대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팔아치울때마다 떨어지는 환율을 방어하려고 원화 풀어놓고, 그렇게 달러가 방어되면 다시 대기업들이 달러 팔아치워 자사주 매입하고, 그렇게 떨어진 환율 다시 원화 풀고... 이런 악순환을 계속 하는 동안 현재 외평채가 30조원인 걸로 압니다. 2000년의 자그만치 다섯 배인가 여섯 배인가 그럴겁니다. 감이 잘 안오실지 모르니 쉽게 이야기해서, 국민들 세금 빨아내서 대기업 수익 채워주는 보조로 쓰인 돈이 2000년에 비해 다섯 배인가 여섯 배가 늘었다는 이야깁니다. 그렇다고 대기업의 고용 효과가 그렇게 늘어나지도 않았습니다. 기술집약적 사업,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고용창출 효과는 전시대에 비해 미미한 수준입니다.

FTA? 자신감 운운하며 재경부 관료들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귀 막고 있습니다.

국보법 폐지 못했습니다.

사학법 절름발이 만들어놓고 그나마도 못하겠다고 '협의의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합니다.

민주노동당과 협의해서 처리한 것이라고는 최근의 국민소환제 뿐입니다. 그나마도 하다하다 막판에 울며 겨자먹기로 생색낸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래서 저는 입만 열면 개혁을 이야기하면서도, 결정적인 국면에서는 한나라당과 손을 잡거나, 그보다 더한 일을 벌이는 열린우리당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대놓고 자신들의 욕망을 부르짖는 한나라당보다, 개혁과 정의를 부르짖으며 뒤에서 저런 짓을 벌이는 데 한나라당보다 더한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태우스님께 감히 여쭙습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차이란 무엇입니까? 구체적으로 개별 정책과 노선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문지상에 오르고내리는 말잔치 말고, 실질적으로 다른 결과를 보인 행보가 무엇인지 말입니다. 결과가 없는 수사란 정치적 책임의 소재일 뿐입니다.

 

제가 열린우리당과 강금실을 비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개혁 팔아 자신들의 권력과 잇속 챙기는 것 말고는 철저한 무능력과 구태를 보인 집단이, 반성 없이 얼굴마담 내세워서 면피해보려는 모양새를 또 보이기 때문입니다. 단언컨대, 강금실의 비정치적 장점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선거 승리를 위해 모인 비한나라당 잡색군)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노무현에 대한 비판적 지지의 결과를 되새겨보고도 얻는 게 없다면, 다시 한 번 어리석음을 범하는 일일지 모릅니다.

 

일단 제 댓글의 핵심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정치적 결과에 대해서는 별 차이가 없다는 제 주장에 대해 충분히 논증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는 퇴근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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