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 국내 금융기관 진출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산업자원부가 올해 상반기 조성하기로 한 국내 최초 탄소펀드 입찰에 산업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26일 '배출권 거래제도 시행에 따른 탄소펀드 현황'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기관이 탄소시장 진출을 사전에 준비하지 않는다면 해외 기관에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 헤지펀드 회사인 맨그룹(Man Group)이 '새로운 놀이터'라고 명명한 탄소시장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한, 즉 탄소배출권을 상품화해 거래하는 시장을 뜻한다.
선진국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소나 청정에너지 개발 투자에 많은 돈을 쓰는 대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탄소배출권 구매에 나서고 있다.
탄소시장은 2004년 이후 급성장세를 보여 지난해는 3분기까지 거래 규모가 215억달러를 기록했고, 2010년까지 약 1500억달러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금융기관은 탄소펀드(투자자에게서 자금을 조달해 펀드를 조성한 후 온실가스 저감사업이나 배출권에 투자하는 펀드) 조성과 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5월 향후 5년간 30억달러를 탄소배출권 구입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도이치방크 등의 투자은행(IB)들도 사모펀드 조성과 해외 탄소펀드 지분 매입 등을 통해 탄소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활동중인 탄소펀드는 38개, 총 25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지금까지 탄소펀드가 전무하던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상반기 첫 토종 탄소펀드가 등장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산업자원부의 탄소펀드 입찰에 증권ㆍ자산운용사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1000억~2000억원 규모의 탄소펀드 조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원근 산업은행 PE실장은 "컨소시엄 형식으로 사모펀드(PEF)를 만들어 탄소펀드 입찰에 나서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해외 배출권 거래에 대한 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토의정서 시장은 교토의정서 비준 국가들이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규정을 따르는 것으로 EU 배출권 거래시장과 일본 캐나다 거래시장 등이 있다.
EU 배출권 거래시장은 EU 역내 국가들이 탄소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2005년부터 가동됐으며, 현재 약 82억유로 규모의 배출권이 거래되고 있는 세계 최대 탄소 시장이다.
[조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