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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 - 위기의 시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향한 새로운 시선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남효창 감수 / 더숲 / 2020년 8월
평점 :
위기의 시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향한 새로운 시선
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
"우리는 아직 자연과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초록빛 나무를 보면 긴장이 완화되고 건강에도 좋은 것이 확실하다. 우리 눈에 나무가 초록색으로 보이지만 다른 포유동물들의 눈에는 나무가 초록색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나뭇잎이 녹색인지, 노란색인지, 적색인지 확실하게 구별하는 것은 적색 빛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또는 TV 화면의 작은 LED 화소들이 아무 이유 없이 청색-녹색-적색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이 세 가지 색상만 있으면 모든 색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숲을 녹색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포유동물의 왕국에서 정말 특별한 사건이다. 인간은 이런 능력을 발달시켰다.
인간의 눈은 성능이 탁월하다. 눈과 귀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물체에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시간차가 아니라 청각 기관의 방향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귀가 쫓고 있는 대상은 소음원이 아니라 눈의 초점을 맞추려는 대상에 있다.
입은 또 어떠한가. 오늘날 우리가 먹는 음식과 음료는 우리의 생활환경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진화를 거쳤다. 상점에서는 고객의 손이 가는 제품만 살아남는다. 식품 제조업체들은 고객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우리의 혀를 최대한 자극할 수 있는 맛을 개발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식품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이런 음식을 먹다 보니 화학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자연의 맛을 잊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입맛이 영원히 망가지거나 맛을 느끼는 돌기인 혀 유두가 무뎌질 일은 없다. 돌기 하나에 100개의 미뢰가 있고, 미뢰 하나에는 100개의 감각세포가 들어 있다 이러한 감각세포는 오래가지 않고 10일마다 재생된다.
다섯 가지 감각 중 가장 중요한 감각은 촉각이다. 촉각과 우리의 눈 사이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국제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피실험자들의 손가락이 무언가를 만질 때마다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 눈의 움직임이 멈췄다. 이 짧은 간격을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했지만, 뇌의 집중력은 더 높아지고 뇌는 손으로 느낀 것을 처리했다. 또한 신체 조직에는 촉각을 감지하는 감각세포가 무수히 많다. 감각세포는 자기 몸의 한계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할 분만 아니라 정신을 집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코치아는 개성이 강한 괴짜 사상가로, 자신이 입은 옷으로 그런 개성을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코치아는 우리의 생물학적 질서는 과학적으로 규명이 불가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이 생물학적 질서는 신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은 인간이 환경을 주관해야 한다는 가치관에서 의해 지배된다. 수 세기 전부터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일일이 분류하려는 욕망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 인간은 상위, 동물은 중간, 식물은 최상위에 두는 서열 구조가 형성됐다. 또한 그는 동물과 식물 사이에는 엄격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숲속 식물을 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중세 시대에 약초 사용법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었다. '자연 약국' 활용은 인간의 고유한 발명품이 아니다. 우리 주변 모든 생물도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자연 약국을 발견하는 데 힘쓴다면, 이것은 생태학적 이미지만 강조한 일시적 유행이 아닌 우리의 뿌리로 돌아가는 행위가 될 것이다.
자연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우리 주변의 생물이 병들었을 때 직접 개입해 도움을 주려는 행동에서 나타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은 치과 의사의 치료법을 많이 모방해왔다. 썩은 나무는 어금니처럼 충치가 생긴 부위를 긁어내고 구명을 판 다음, 빈 곳을 메웠다. 그러나 나무를 시멘트로 메우면 나무는 안정성을 잃는다. 나무줄기는 굳어 있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의 척추를 딱딱한 강철 막대기로 찌르르 것과 같은 상황이다. 움직이며 살 수 있는 삶은 끝난 셈이다.
나무로 치면 폭풍이 불었을 때 수관의 나뭇가지가 더 쉽게 부러질 수 있듯이 시멘트로 메운 나무에서는 균류가 훨씬 퍼지기 쉽다. 나무의 외관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뵈지만, 속은 썩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나무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무자비하게 절단된 가로수는 마치 사디스트들의 환상 속에서 아무 힘없는 존재에게 가혹 행위를 휘두른 것처럼 보인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은 바로 비용 절감이다. 수관을 잘라내는 일은 전문 교육을 받은 사람, 특히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나무도 감정을 느끼는 존재이므로 상처 입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이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비용 문제로 인해 수관 자르기 작업을 전문가가 아닌 건축 작업장 인부에게 맡긴다. 인부들은 대범하게 나무에 전기톱을 들이대며 가차 없이 나무의 수관을 잘라낸다. 무자비하게 가지치기를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그렇게 비참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신체의 한 부위가 없어지는 것이고, 이 부위는 더 이상 관리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우리 눈에 보는 것만 인식한다.
우리는 이런 나무의 모습을 보며 숲 환경에 개입하는 것이 옳은지 한 번 더 고민해봐야 한다.
요즘 숲 현장학습에서는 즉흥적인 활동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고, 모든 것이 정확하게 계획되어 있다. 9시 30분에 숲 입구 주차장에서 모이고, 12시 무렵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 예약을 한다. 주차장에서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숲길 산책을 하는 동안 속도를 내야 한다.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으면 예약이 취소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모든 것은 딱 들어맞아 식사를 한 후 여유로워진 발걸음으로 차로 돌아간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속도에 불평하고 칭얼거리면서 멈춰 선다.
아이들에게는 나뭇가지 하나하나가 흥미로우며, 관찰 대상이 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맞춰줘야 한다. 우리는 숲을 즐기기 위해 숲으로 간다. 그러나 분 단위로 계획되어 있는 휴대폰 일정이 지배하는 일상의 분주함을 여가 시간에 그대로 옮기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어른의 걸음 속도에 맞춰라',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걸어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아이들을 재촉한다면, 아이들은 무언가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놓치고 만다.
이 책을 읽고 자연이 주는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되는 거 같다. 또한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하고 있었는지를 더 정확하게 알게 됐다. 이렇게 하면 좋다는 말과 행위이의 위선 속에 고약한 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난 이 책이 지금의 현실과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현제의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흔들림이....
지금 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를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