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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꼬랭이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ㅣ 국시꼬랭이 동네 20
이춘희 지음, 권문희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3년 1월
평점 :
아이 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책을 모르는 분은 없을거에요.
출간 이후까지 170만부 이상 판매된 대표적인 우리 창작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그 중에서도 생활 속 작은 이야기를 엄선해 담아 온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국시꼬랭이’를 소개합니다.
참고로 국시꼬랭이 시리즈 책은 2020년 봄, 늘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QR 코드로 쉽게 감상할 수 있는 플래시 영상과 e-book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영상 기기에 더욱 익숙한 독자들을 위해서 발전하는 모습도 좋네요.
아무래도 입체적인 책 읽기를 경험할 수 있을거 같아요.

국시꼬랭이?
그게 뭐죠?
국시는 '국수'의 사투리이고, 꼬랭이는 '자투리'의 사투리입니다.
그래서 국시꼬랭이는 '국수의 자투리'를 말하는 거지요.
국수에도 자투리가 있어?
어디에 자투리가 생기는지 궁금함을 안고 책을 펼쳐봅니다.
뻐국새가 우는 어느 여름날,
엄마와 동네 아주머니들이 콩밭을 매고 있습니다.
서로 품앗이를 해주는 거죠.

재원이와 성원이도 엄마를 도우고 있어요.
그런데 동생 재원이는 싫증이 나고 배도 고픕니다.
"엄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요."
동생 재원이가 보채자 엄마는 호미를 놓고 일어섭니다.
"그러잖아도 국시 만들러 갈 참이었어."
마루 위에 깨끗한 천을 펼치고
안반과 홍두깨, 밀가루를 담은 함지박이 보입니다.

밀가루를 바닥에 떨어뜨려서
주호 엄마께 밀가루를 꾸어오는 상황도 있었지만,
엄마는 빌려 온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은 뒤 함지박에 담아 물을 붓고 반죽합니다.
그리고 그 반죽 덩어리를 안반 위에 올려 놓고
홍두깨로 꾹 누르며 계속 힘껏 밀면 아주 얇고 커다랗게 되어 가지요.
엄마는 국시 반죽이 달라붙지 않게 밀가루를 뿌린 뒤, 썰기 좋게 착착 접습니다.
그리고 국시 반죽 한쪽 끝부분을 싹둑 자릅니다.
드디어 국시꼬랭이가 만들어졌어요!
어느 정도 국시가 썰어지자,
엄마는 남은 국시 반죽은 펼쳐 알맞은 크기로 잘라 재원이와 성원이에게 줍니다.
그런데, 저런....
동생 재원이가 소쿠리채 가져갑니다.
형 성원이 외치네요.
"이 욕심쟁이야, 어디 두고 봐!"

아이 : "재원이 나빠! 나누어 먹어야지."
동생 재원이의 행동을 보자마자 저희 아이가 하는 말이네요(웃음)
엄마 : "맞아. 나누어 먹어야 더 맛있는거라고 했지?"
아이 : "응!"
과연 동생 재원이는 혼자 국시꼬랭이를 먹을까요?
형 성원이는 못 먹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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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갔다온 기분이었습니다.
아이 : "품앗이가 뭐야?"
엄마 : "힘든 일을 서로 도와주는 거야, 옛날에는 김장일이나 이런 밭일을 서로 도와줬어."
아이 : "김장이 뭐야?"
엄마 : "김치를 담구는 일. 유치원에서 김치 담그는 체험 해봤지? (응) 김치를 엄~청 많이 만들때는 옆집 이모가 와서 도와줬다는 거야."
아파트나 현대 건물을 보고 살아온 아이에게 마당 있는 한옥이 보이는 풍경은 신기합니다.
계속 쳐다봅니다.
무엇이 안반이고 홍두깨인지, 그리고
재원이네 집 부엌 안에도 살짝 보이는 검은 물체(가마솥)은 무엇인지,
저희 아이가 물어봅니다.
그리고 마당 오른편에 있는 수전을 보고 궁금해 합니다.
엄마 : "마당 수도인데, 옛날에는 여기서 세수를 했어. 화장실에 세면대 알지? 거기서 세수하지? 근데 옛날에는 저기 마당 수도에서 세수를 했데."
아이 : "우와! 나도 하고 싶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과자라는 것도 없던 시절....
하루가 다르게 아이들은 배고팠다고 합니다.
한 예로 저희 아버지도 옛날에는 길가의 사탕수수를 벗겨서 단물을 빨아먹었다고 해요.
국시꼬랭이 역시 어렵던 그 시절에 아이들이 먹었던 간식 가운데 하나였나봐요.
국수의 맨 끝 부분의 남은 부분을 은은한 불에 구우면, 바삭바삭하고 건강한 맛(?)의 과자이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날의 우리에겐 국시꼬랭이가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소박한 그 안에 담긴 견줄 데 없는 행복과 사랑을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